서상기 의원은 NLL 발언, 사이버테러법 발의 등 사사건건 야당과 마찰을 빚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옳은 일을 하기 때문에 힘들 것 없다. 하는 일마다 자신이 넘치기 때문에 괜찮다.”
―이번에 사이버테러법을 발의했는데 이것도 역시 야당 반발이 심하다.
“야당이 반대하는 것은 청와대에 있는 컨트롤타워를 국가정보원으로 넘겨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이버테러법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컨트롤타워는 청와대에 두고 사이버테러가 일어났을 때 관련되는 기관들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국정원이 하자는 것이다. 사이버테러 공격이 북에서 오는 것이 많은데 이것은 사이버 테러 방지의 기술적인 문제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의 동향 등에 대한 정보, 첩보 등이 함께 있어야 한다. 이런 민감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곳이 국정원이기 때문에 국정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는 악연인 것 같다. 과거 돈봉투 사건에서부터 사이버테러법 반대나 NLL 논란 등에서 정 의원이 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개인적인 감정이 있을 법도 한데.
“개인적으로 친하고 내가 좋아하는 분이다. 그러나 정보위 야당 간사로서 당의 입장이나 당의 전략을 수행하다 보면 밖에서 보기에 나에게 거슬리는 언행을 할 수도 있다. 아마 정청래 의원은 내가 정 의원을 좋아하는 것보다 더 날 좋아할 것이다. 아직 따로 만난 적은 없지만 그전에 정 의원의 지역구(서울 마포을)에 있는 홍대에 함께 가서 젊은 세대 문화를 보자고 약속한 적 있다. 아직 그 약속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셀프 국감’도 화제였다. 야당에서 그렇게까지 공격받고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정치적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굳이 국민생활체육회에 열성을 보이는 이유가 뭔가.
“야당이 뭐라고 하든지 나는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뽑혔다. 정해진 규정대로 대의원 150명 중 131명이 투표해서 찬성표를 128표를 받았다. 유례 없는 압도적 지지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활체육을 즐겨해 왔다. 특히 의원이 된 후로는 등산연합회 회장도 하고 비인기 종목인 프리테니스(탁구와 테니스 특성을 접목해 개발한 스포츠)를 백지상태에서 만들어 4년간 이끌기도 했다. 만약 오랫동안 체육관련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국민생활체육회장이 됐을지라도 이렇게 압도적인 지지표가 나오지 않았을 거다. 야당에서 셀프국감이라며 비판한 것은 내가 평소에 NLL 문제 등으로 야당에게 거북할 만한 일을 많이 해왔기 때문인 듯싶다.”
―NLL 발언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부담되지는 않나.
“검찰에서 오라고 하면 언제든 갈 생각이 있다. 이것은 다른 의원들과 경우가 다르다. 내 경우에는 있는 그대로 법적인 판단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식으로 열람을 요청해서 합법적으로 대화록을 봤다. 거기 있는 내용 중에 비밀이 많지만 그중에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것에 대해 내가 받은 느낌을 전한 것은 당연하다. 정보위원장으로서 이러한 발언이 앞으로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는 건지 얘기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임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가.
“난 지금까지 이게 비밀누설인지 아닌지 생각도 못했다. 만약 기소되더라도 국민들에게 꼭 알릴 것을 알렸으니 오히려 훈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환이야기가 나오고 법률자문단에서 판단해보니 비밀누설에 해당되지 않을 소지가 있다고 나왔다.”
―야당에서는 검찰 조사 결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먼저 포기 발언을 한 것을 들며 노무현 대통령이 포기 발언을 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포기라는 단어를 쓴 것보다 그 말을 받아준 것이 더 나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김정일이 포기 발언을 네 번 했는데 할 때마다 맞장구를 쳤다. 무슨 선물 주고받는 것도 아니고 포기 발언 나왔을 때 NLL에 대한 수호의지가 있었다면 당장 맞받아쳤어야 한다. 북한은 그 후에도 끊임없이 NLL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마디로 차용증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번 대선 때 북한에서 “박근혜 X이 2007 정상회담 내용도 모르고 북방한계선 고수를 주장한다. 그것은 무지의 표현”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쪽(북)에서는 이미 NLL을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에서는 문재인 의원에 대해 “당시 비서실장이었으니 대화록 이관 문제에 책임이 있다”, “NLL 포기 발언이 나왔으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의원 책임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10월 2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서상기 국민생활체육회 회장(국회 정보위위원장 겸직)이 선서를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한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정치인들 사퇴한다고 약속해놓고 약속 지킨 사람 보신 적이 있습니까”라고 했는데 의미가 뭔가.
“(나 보고) 사퇴하라 운운하다는 것이 웃긴다는 얘기다. 사퇴할 일이라야 사퇴하는 것이다. 설령 사퇴할 일이라도 안 하는 게 우리 관행이다. 그건 하나의 강조어법이다. 진실성, 확실에 대한 강조다. 손에 장 지진다고 실제로 장 지진 사람 봤나.”
―사퇴 발언이 강조어법이라면 문재인 의원이 ‘NLL 문제를 책임지겠다’는 발언도 마찬가지 아닌가.
“보통 강조어법을 그렇게 많이 하는데 내 경우에는 진짜로 (사퇴생각을) 할 정도로 확신이 있었다. 직접 글자 보고 나니 이것은 포기보다도 더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문을 보니 더 확신이 갔다. 문맥을 보면 아무리 봐도 포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 포기가 아니면 북에서 왜 저렇게 나오고 노 대통령도 글자를 고치려고 했겠나.”
―야당을 포함한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자신들이 필요한 시기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정략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이 있다.
“사실 지금 NLL 문제는 6월 19일 박영선 의원이 터뜨렸다. NLL 문제는 국정원과 새누리당 의원들과 짜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사실 확인을 위해 열어본 것이다. 이 때문에 난 ‘박영선의 친박’이 됐다. 박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면 내가 국정원으로부터 대화록을 받아볼 명분도 없었을 것이다. NLL 문제는 생각도 못했다. 로또 당첨이다.”
―최근 여당에서는 대선개입 특검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특위는 논의해보자고 야당에 제의했다. 국정원 개혁특위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특검과 특위 둘 다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정원 개혁특위는 특검보다 더 위험하다. 특검을 해서 다치게 되면 그것은 사람이 다치는 것이다. 그런데 특위가 잘못 될 경우 대한민국이 엄청난 상처를 입게 된다. 지금 남북대치 중이고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되는 상황이다. 야당의 국정원 개혁 법안에는 수사기능 이관 등의 내용이 있는데 그게 결국 국정원 무력화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자꾸 특위에서 강도 높은 요구를 하게 되면 점차 국정원 권한이 축소될 위험이 있다.”
―3선으로 꾸준히 대구시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출마 계획이 있나.
“내 의지보다도 당의 뜻에 따라야 할 것 같다. 아마 예산안 문제가 끝나고 내년 초쯤에 어떻게 할지 결정될 것이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