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안철수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칭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를 통해 신당 창당 로드맵을 밝히겠다고 선언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이를 반영하듯 여야는 다소 떨떠름한 반응을 내놨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신당과 경쟁이 불가피해진 민주당에서도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결과가 되선 안될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 측 내부적으로도 창당에 대한 우려감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실체적 지지로 옮길 수 있을지에 고개를 젓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창당을 위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까닭에서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솔직히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털어놓는 인사들이 제법 있다”며 “안 의원이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하는데 계속 애매모호한 말만 하다 보니 ‘창당을 하긴 하느냐’와 같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번에 안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도 이러한 속사정에서 비롯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단속용’이었다는 얘기다. 안 의원이 창당 시기나 영입 인사,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못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창당에 필요한 기초적인 제반 조건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두운 전망들이 계속 제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일단 기자회견을 열어 창당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안 의원 측 인사는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것은) 안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다. 신당 창당을 위해 처음 계획했던 안들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 신당이 엎어질 수도 있는 판에 무슨 시기냐”라고 반문했다.
안철수 의원 측 일각에선 지방선거 전에 신당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견해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이 목표라면 좀 더 착실하게 준비를 한 뒤 깃발을 올려도 된다는 얘기다. 창당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안철수 의원 ‘나 홀로 신당’이 될 것이란 지적도 끊이질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안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를 새추위 주도로 치를 것이란 추측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재광 정치컨설턴트는 “지금 상황을 종합해보면 안 의원이 지방선거 전에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 신당 추진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면서 “오히려 새추위가 인재 영입이나 야권 단일화를 위한 기구로 발전해 지방선거를 주도적으로 치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