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으로 공기를 주입해줄 필요도 없고, 펑크 걱정도 덜어주는 ‘공기 없는 타이어’는 어찌 보면 꿈의 타이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승차감, 안정감, 소음, 발열 문제 등으로 인해 개발은 가능하되 상용화하기 어려운 타이어이기도 하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폴라리스의 에어리스 타이어 ‘터레인 아머’를 장착한 ATV, 굿이어의 ‘스프링 타이어’, 브리지스톤의 비공기주입식 ‘2세대 타이어’.
트윌은 타이어 허브와 폴리우레탄 스포크, 완충밴드, 바깥의 고무 밴드 등으로 구성된 마차바퀴 모양의 타이어이다. 바퀴가 구를 때 생기는 충격을 폴리우레탄 스포크에서 흡수하고, 완충밴드는 타이어 형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당시 미쉐린 측은 트윌이 일반 공기식 타이어보다 타이어 마모가 2~3배가량 더디고 여러 부품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타이어라고 설명했다. 특히 머잖아 ‘런플랫 타이어’(Run-Flat Tire·펑크가 나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타이어)도 의미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평가도 나왔다. 트윌이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진 못했지만 미쉐린은 군사 운송 분야에서 트윌의 개량형을 계속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트윌과 비슷한 개념의 공기 없는 타이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다목적 차량 제조사로 유명한 ‘폴라리스’가 에어리스(airless) 타이어인 ‘터레인 아머’를 장착한 ATV(All-Terrain Vehicle·전 지형 만능차)를 개발한 것. 터레인 아머는 기존의 타이어와는 달리 공기 대신 벌집 모양의 망 구조물로 충격을 완화하고 타이어 형태를 복원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험비 장갑차에 장착되는 등 그간 군사용으로 주로 활용되던 폴라리스 에어리스 타이어는 내년에 상용화 단계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폴라리스는 2014년 출시를 앞두고 에어리스 타이어가 장착된 ATV 모델의 주행 동영상을 최근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공기 없는 타이어와는 궤가 다르지만 굿이어의 ‘스프링 타이어’도 에어리스 타이어로 꼽히기도 한다. 스프링 타이어는 2008년 미국 타이어전문 제조사 굿이어가 나사와 함께 우주탐사선에 쓰기 위해 개발한 특수 타이어다. 고무 재질 대신 피아노 와이어로 사용되는 티타늄을 800여 개의 베어링스프링 형태로 이어 붙여 타이어를 만들었다. 심한 온도 차, 험난한 황무지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충격을 완화하며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만약 공기 없는 타이어가 상용화된다면 현재 자동차의 형태와 기능에는 과연 어떤 변화가 생길까. 점점 다가오는 에어리스 타이어 시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