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1월 28일 명동성당 앞에서 정의구현사제단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구윤성 인턴기자
특히 여기서 눈여겨 볼 만한 인사들이 있다. 바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이 그들이다. 특히 손 이사장은 김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의 이사장직을 이어받아 주목 받은 바 있다.
이들은 ‘대수모’ 발기인으로서 결성 단계부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비서실장이 ‘대수모’ 결성 과정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게 바로 이 때문이다.
‘대수모’가 존재를 드러낸 것은 지난 달 주요 일간지에 대형광고를 내면서부터다. 그런데 구성인원도 확실치 않고 사무실도 없는 임의단체에서 광고비를 어떻게 마련했는지를 두고 천주교 내부에서도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대수모’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이 광고료를 협찬해줬다는 말을 들었다”는 기자의 질문에 “네”라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 쪽에서 감사전화도 많이 온다. 속이 후련하다는 말도 많이 하신다”며 여권과 긴밀한 사이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덧붙였다.
‘대수모’가 새누리당과 깊은 ‘커넥션’이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대수모’의 한 관계자는 “어제 새누리당의 김◯◯ 의원과 통화를 했다. 김 의원이 ‘박창신 신부를 검찰에도 고발하고 교황청에도 고발했다고 들었다’며 ‘한 가지만 고발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내가 박 신부는 대한민국 시민으로서도 처벌받아야 하고, 성직자로서 교회법으로도 처벌받아야 한다고 가르쳐줬다”면서 “그랬더니 김 의원이 ‘앞으로 (국회서) 활동할 때 그렇게 말하면 되겠다’면서 고맙다고 하더라. 김 의원과는 항시 연락을 자주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수모’를 바라보는 천주교 내부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천주교 사정을 잘 아는 한 내부 관계자 는 “‘대수모’에 대해 신도들이 대부분 안 좋게 생각한다. 애매모호하고 역사성도 없고 그때 그때 단체명을 바꾸며 게릴라처럼 나타나니까. 특히 지난 신문 광고에선 신부들을 상대로 과격한 표현을 써서 입방아에 오른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