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B 씨는 부장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 부장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몇 달 전에 이직한 업계의 베테랑으로 나이도 지긋하고 경력도 화려했다. B 씨는 경력사원 입사 6년차로 업계에서 나름대로 인정받는 인재다. B 씨는 부장이 경력에 비해 일처리가 형편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부장은 부장대로 “B가 회사 옥상에서 내 욕을 하는 것을 다른 부장이 듣고 알려줬다”며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 사이에서 팀원들은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직장 내 뒷담화 소재 1위는 직장상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신문DB
각종 설문과 통계에서 뒷담화 소재 부동의 1위는 직장상사로 나타났다. 한 취업포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79.8%의 압도적인 수치로 상사가 1위를 차지했다. 40.8%는 CEO와 임원이라고 답했고, 선배는 24.1%로 집계됐다. 동기(22.1%), 부하직원(14.7%), 고객(12.2%), 거래처 직원(9.5%)이 뒤를 이었다.
뒷담화 내용(복수응답)으로는 절반을 훌쩍 넘는 62.5%가 성격이라고 답했다. 업무방식이 59.9%, 업무능력이 51.7%로 나타났다. 사회생활에 있어 친화력과 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조직문화가 34.1%, 말투와 사생활이 각각 33.1%, 16.6%를 차지했다.
뒷담화는 심리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여성들은 갑작스러운 일에 직면하게 되면 그때마다 누군가에게 얘기하길 좋아한다. 누군가 자신의 감정에 동조해주길 바라고 함께 기뻐하고 슬퍼해주는 것을 즐긴다. 감정적 해소와 일체감을 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다가 크고 작은 일이 발생하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동질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반면 남성들은 술자리에서 뒷담화를 한다. 남성들에게 술자리는 하루의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뒷담화가 퇴근 후 술자리에서 이뤄지다보니 그 자리에 빠지면 자신이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다.
자신도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서로를 불신하게 만드는 독이 된다. 불신은 조직 내 분열을 조장하고 왕따 피해를 유발할 수도 있다.
“옆 부서의 김 과장이 너를 싫어한다는데, 이유는 모르겠어”라는 말을 들으면, 그 부서의 동료를 불러내 왜 자기를 싫어하는지 이것저것 물어보게 된다. 뒷담화는 또 다른 뒷담화를 낳아 업무 집중을 방해하고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LG경제연구원 최병권 연구위원은 “부정적 가십이 늘어난다는 것은 조직 내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유와 공정한 인사 및 처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취업포털 홍보팀 관계자는 “직장은 사교의 장이 아니라 생존의 장이다. 그래서 뒷담화와 왕따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아량과 여유가 필요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뒤에서 헐뜯기보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신념에도 손상이 가지 않도록 긍정적인 언어로 적절히 대처하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상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