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전경.
한국타이어는 현재 타이어업 호황을 만끽하고 있을 정도다. 전방산업(자동차업) 호조와 원자재 가격 안정세에 따라 국내 타이어업계는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대표 3사인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산업이 잘나가면서 타이어업계가 호황을 누려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3사 중 한국타이어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이어가면서 제일 잘나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28일 발표한 한국타이어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지난 3분기까지 올해 매출액은 5조 3513억 원, 영업이익 7761억 원, 당기순이익 5933억 원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7조 291억 원의 매출에 912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던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타이어업 호황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실적이 좋아진 것은 맞지만 타이어업 호황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체 매출 중 82%를 차지하는 해외 수출에 힘쓰고 중국 등에서 점유율을 높인 결과”라며 “전직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라는 이유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거나 악영향을 받은 적이 없으며 그와 관련한 이상한 소문도 들어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MB 사돈기업으로서 효성이 처해 있는 상황과 판이하다.
일각에서는 재계 사정에 있어서 순위, 인지도 등에서 한국타이어보다 효성을 타깃으로 삼는 게 효과가 더 크기 때문으로도 보고 있다. 지난 4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자산 11조 4000억 원에 계열사 48개를 둔 효성은 재계 33위에 올라 있다. 6조 1000억 원 자산에 16개 계열사를 둔 한국타이어의 재계 순위는 55위이며 16개 계열사도 대부분 ‘고만고만한’ 곳으로 파헤쳐봐야 ‘큰 건’을 잡아내기 힘들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전경련 회장까지 지낸 인물로 덩치와 인지도 면에서 효성이 훨씬 앞선다. 때마침 효성 내부에서 오너 형제들 간 다툼이 일어난 것도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부채질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서 인허가를 받아도 효성이 더 받았을 것이며 세금을 덜 내도 효성이 덜 냈을 것”이라면서 “한국타이어를 들여다본다 한들 효성보다 큰 게 나오기 힘든 데다 한국타이어를 직접 겨냥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다른 관계자는 “그렇게 (의심스럽게) 보면 한없이 그렇게 보인다”면서 “실제로 효성그룹 오너 일가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혐의가 입증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정기관들의 조사와 ‘MB 사돈기업’이라는 처지가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