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파격이다. 제휴 콘텐츠로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과 각종 TV VOD 시장 등 부가판권 시장이 영화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된 요즘 시점에 비록 한시적이지만 ‘무료 다운로드’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결정은 눈길을 끈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과 백승우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천안함 프로젝트> 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세계 인권선언일인 12월 10일부터 31일까지 현재 상영 중인 포털사이트에서 무료다운로드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극장 개봉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지난 9월 극장 개봉 직후 예상을 뛰어 넘는 흥행 성적을 올렸지만 메가박스 측이 보수단체의 협박으로 관객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의미로 돌연 극장 상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부가 판권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났다. 온라인 VOD 다운로드 서비스 ‘CJ 티빙’과 IPTV 업체인 KT 올레 측이 사전 협의 없이 상영 중단을 통보한 것.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결국 <천안함 프로젝트> 측은 무료 다운로드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수익보다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물론 12월 31일 이후에는 다시 유료 콘텐츠가 된다.
이 영화가 거듭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까닭은 바로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2010년 3월 26일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주요한 사건들과 쟁점들을 기록 및 재연한 세미다큐멘터리 영화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정부(국방부)의 북한 폭침 발표 내용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영화배우 강신일이 출연해 내레이터를 진행하며 법정 장면에선 변호사 역할을 소화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천안함 프로젝트>는 다큐멘터리의 화법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따라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의견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이해하는 게 이 영화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접근일 것으로 보인다.러닝 타임은 75분이다.
@ 줄거리
당연히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방부 발표에 물음표를 던지는 줄거리로 진행된다. 그렇다고 ‘북한의 폭침이 아니다’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두 명의 전문가가 펼치는 의견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우선 한 명은 천암함과 동급의 호위함과 수송함에서 근무한 해군 장교 출신의 항해사로 천안함 조사위원이었던 신상철 씨이고 또 한 명은 30여 년 동안 국내외에서 각종 구조 구난 잠수 경력을 갖춘 이종인 씨다. 영화는 주로 이 두 명의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국방부 조사 내용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일관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신상철 씨는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잠수함과 침몰해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을 주로 펼치고 있으며 이종인 씨는 어뢰가 아닌 단순 좌초로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국방부 조사 결과와 다른 또 다른 주장을 중심으로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보다는 국방부 조사 결과와는 상반된 다양한 침몰 원인에 대한 주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이 영화의 주제는 국민적인 의혹이 집중된 사건을 정부가 하나의 결론, 그것도 의혹이 많이 따르는 결론을 발표한 뒤 다른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국민과 정부의 소통을 단절시킨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있어 보인다.
물론 정부의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로 폭침했다는 주장을 믿는 이들 입장에선 상당히 불편한 영화일 수 있다. 이런 불편함으로 인해 각종 논란이 제기됐으며 제작사가 무료 다운로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선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당시 사건으로 사망한 군 장병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보수와 진보 색깔 논란을 떠나 단순히 영화 <천암함 프로젝트>를 관람한 관객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이 영화가 던지는 의혹 가운데 하나인 왜 침몰한 천안함을 발견하고도 구조 및 인양 작업을 서두르지 않았는지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구조 및 인양 과정에 대한 의혹은 매우 안타깝게 다가온다. 사망 군 장병에 대한 명예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신속하게 구조하지 않았다는 의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꼭 해명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부분은 철저히 관객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본 기자 개인의 생각이다.
기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영화에 대한 논란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2탄을 제작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국방부 차원에서가 힘들다면 국방부 발표 내용에 믿음이 간다고 여기는 단체 등이 나서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내용에 반대 의견을 담은, 아마도 그렇다면 국방부 발표 내용이 주를 이루겠지만, <천안함 프로젝트2>를 제작해 개봉하면 어떨까. 물론 국방부 발표 내용은 공식 발표와 매스컴을 통해 이미 다 공개됐지만 영화의 힘은 또 다르다. 아마도 국방부의 입장과 반대 의견을 담은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제작된 까닭 역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방향이 이미 개봉한 영화를 두고 논란이 가열돼 ‘무료 다운로드’라는 극단의 방법이 동원되는 것보다는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 배틀M이 추천 ‘초이스 기준’ :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음모론에 관심이 있다면 클릭
우선 영화가 철저히 시사 다큐멘터리라는 점을 먼저 감안해야 한다. 음모론이라는 얘기가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정부 발표 내용에 대한 새로운 주장을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불행히도 현재 시점에선 이 표현이 가장 일반 관객의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는 단어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음모론은 말도 안되는 SF 영화 속 내용이기도 하지만 어떤 음모론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진실로 밝혀지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영화의 내용 역시 현재 시점에선 음모론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정부의 공식 발표 내용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는 새로운 의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관람을 권유한다.
비교적 이 영화는 합리적 의혹 제기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방부의 천안함 침몰 사건 결과 발표에 동의하는 이나 내지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 모두 객관적인 입장에서 한 번쯤 관람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영화가 주장하는 내용을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반대하거나 내지는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관객들의 선택이다.
@ 배틀M 추천 ‘다운로드 가격’ : 우선 지금은 무료라네요
앞서 언급했듯이 12월 31일까지는 무료로 온라인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그 이후인 2014년부터는 유료로 전환된다. 시사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인 터라 다운로드 가격을 정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시시적인 내용을 본격적으로 담은 터라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이들이라면 1만 원도 아깝지 않다고 여길 수 있지만 영화의 주장에 반대하는 이들이라면 10원도 아깝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무료로 볼 수 있을 때 관람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지 않나 싶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