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번 조사에서 현직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정활동 평가에 있어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 중 44.1%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23.8%는 ‘잘못하고 있다’, 22.7%는 ‘어느 쪽도 아니다’, 9.4%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긍정적 평가가 부정적 평가보단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대다수 타 여론조사기관 타 지역 시정활동 평가가 60%를 상회한다는 것을 놓고 보면, 결코 높은 점수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시정활동 평가에 있어서 서울 지역 내 각 권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강세지역인 서남권 지역(양천, 강서, 구로, 금천, 영등포, 동작, 관악) 응답자들 중 43.9%는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반면 부정적 답변은 14.8%에 불과했다.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 지역 응답자들 중 34.7%는 긍정적 답변을 내놨지만, 36.8%는 부정적인 답변을 내놔 긍정적 평가가 압도한 서남권 지역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박원순 시장의 어두운 재선전망을 나타낸 이번 설문조사는 여권 후보군과의 가상대결에서 더욱 확연하게 드러났다. 일요신문-조원씨앤아이는 이번 조사에서 박원순 시장과 여권의 후보주자인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의원, 이혜훈 전 의원 등과 가상대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가장 흥미를 끄는 가상대결은 역시 박원순 시장과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 중인 김황식 전 총리 간 가상대결 설문조사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박 시장과 김 전 총리가 맞붙을 경우 응답자 중 43%는 김 전 총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41%를 기록한 박 시장과 2%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010년 선거 성·연령별 투표율을 가중치로 적용한 조사에선 김 전 총리의 지지도가 45.6%로 나타나 38.3%를 기록한 박 시장을 더욱 압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마디로 여권에서 현재 출마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가 실제 선거에 나설 경우 박원순 시장은 그대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여유롭게 재선을 낙관할 수 있는 여권 내 후보는 이혜훈 전 의원뿐이었다. 이 전 의원과의 맞대결 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의 지지도는 48.2%를 기록, 31.2%의 지지도를 기록한 이 전 의원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성·연령별 투표율을 가중치로 적용한 경우에도 박 시장의 지지도는 46%를 상회해 32.4%를 기록한 이 전 의원을 압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가 말하듯, 내년 지방선거를 불과 반년 앞둔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의 재선은 장담할 수 없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더군다나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 중인 김황식 전 총리의 출마여부가 내년 선거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맞대결 구도에 따라 박 시장의 재선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 것. 이밖에도 이번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야권 내에서는 안철수 진영의 후보 출마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박 시장으로서는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