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승운, 이찬호, 임성실, 채규준.
문 선수의 성적 중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2위나 3위보다 우승이 더 많다는 점과 연승률이 50%가 넘는다는 점이다. 출전한 경주를 통털어도 두 번 가운데 한 번은 3위 이내에 입상한다는 점에서 요즘 경마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삼복승에는 ‘묻지마 축’으로 삼아도 적중률은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는 ‘용병’ 이쿠야스(이쿠)다. 이쿠 선수는 326차례 기승해 50승(2위32회/3위48회)을 올렸다. 복승률 6위(25.2%), 연승률(39.9%)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다승에 비해 복승률이나 연승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부진형 마필을 많이 탔기 때문이다.
3위는 서승운 선수다. 302전 41승(37/42)을 올렸다. 2011년 8월에 데뷔한 3년차 선수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지난 한 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한일 교류전과 브리더스컵에서 보여준 기승술은 가히 압권이었다. 한일교류전에선 5팀의 와츠빌리지를 타고 국내에선 2위를, 일본에선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브리더스컵에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인기 9위의 청룡비상을 타고 외곽으로 강인한 말몰이를 해 우승을 일궜다. 새해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4위는 얼마 전 입대한 조인권 선수(250전36/27/26)가, 5위는 국민기수 박태종 선수(247전31/32/19)가 차지했다. 특히 박태종 선수는 1965년생으로 이미 선수로선 환갑, 진갑을 다 지낸 고령임에도 20~30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기승술을 뽐내고 있다.
6위는 떠오르는 블루칩 이찬호 선수다. 212전을 치르는 동안 26승 2위22회 3위29회의 성적을 올렸다. 이 선수는 지난 6월에 데뷔한 그 선수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폭풍성장을 했다. 침착하게 레이스를 이끈 뒤에 막판에 힘을 폭발시키는 데는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 올 한 해 선수판도를 바꿀 다크호스라는 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정도다.
7위는 이상혁(229전23/17/25), 8위는 조경호(167전19/14/21), 9위는 최범현(146전17/25/17) 선수가 차지했다. 현재 부상으로 병가 중인 함완식 선수는 복승률(34.8%) 연승률(42%)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기승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10위(69전17/7/5)에 겨우 턱걸이를 했다. 눈에 띄는 점은 4천왕으로 불릴 만큼 선수 판도의 일각을 형성했던 최범현, 조경호 선수가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20승도 못하면서 이제는 중위권 선수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문세영 선수가 굳건하게 자기 아성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용병선수 이쿠야스의 고배당 이변이 돋보였고, 신인급에선 서승운 선수와 이찬호 선수의 도약이 눈부셨다는 총평이 가능하겠다.
지난해 하반기 부경에선 채규준 선수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채 선수는 230전37/29/29의 성적을 올리며 다승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복승률(28.7%) 연승률(41.3%)에선 각각 5위와 4위에 해당하지만 상반기의 20승에 비하면 수직상승이라 할 만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용병선수 후지이는 226전34/36/29의 성적으로 2위를 차지했고, 경마팬들이 가장 주목한 부경의 황태자 조성곤 선수(229전33/26/19)는 1승 차이로 후지이에 밀려 3위에 그쳤다.
그 뒤를 유현명(168전29/19/16), 임성실(85전29/8/11), 최시대(183전23/24/22), 다나카(191전23/22/20), 김동영(136전22/19/9), 홀랜드(135전21/19/16), 조창욱(157전20/18/10) 선수가 차지했다.
부경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선수는 임성실 선수다. 인디밴드를 타고 그랑프리를 포함, 두 차례 서울원정경주를 우승한 임 선수는 85전밖에 안되지만 29승을 올렸고, 복승률(43.5%) 연승률(56.5)에선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김시용 프리랜서
1승도 못 올린 선수 서울 5명 부경 3명
다승, 복승률, 연승률 모두 1위를 차지한 문세영. 사진제공=KRA
지난 1년간 과천에서 활약한 58명의 선수 중 무려 31명이 10승 미만의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선수인 문세영 선수가 3개월간의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105승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 할 만하다. 특히 이들 31명 거둔 승수는 모두 합쳐도 123승밖에 안돼 월별 평균으로 따지면 문세영 선수 혼자서 올리는 승수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승도 올리지 못한 선수도 무려 5명이나 됐다. 서도수, 윤영민, 유재필, 윤태혁, 신대전 선수 등이었는데, 신대전 선수는 3위 이내 입상도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은 부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경에선 모두 38명의 선수가 한 해 동안 활약을 했지만 두 자리 승수 이상을 올린 선수는 20명에 그쳤고, 18명이 10승 미만의 성적을 올렸다. 1승도 올리지 못한 선수는 이대연, 제롬(프리), 서인섭 선수였고, 이 가운데 서인섭 선수는 3위 이내에도 입상한 적이 없었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