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비상이 12월 1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브리더스컵에서 서울과 부경의 강자들을 제치고 우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사진제공=KRA
#플라이톱퀸(마주 오호극 3.7세)=파죽의 4연승(4전)을 하다 일본 원정에서 입상에 실패한 미국산 암말. 당시엔 같은 한국마필인 와츠빌리지와의 경합을 피한 박태종 선수의 대국적인 양보가 있었다는 전언이고 보면 와츠빌리지와의 리턴매치도 재미있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적인 순발력과 가속력은 국내에선 거의 톱클래스에 속하기 때문에 선행편성에선 적수가 없을 전망이다. 숙제가 있다면 그동안 단독선행으로만 4연승을 했기 때문에 외곽에서 머리를 맞대며 가는 경주와 선행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따라가는 흐름에 순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점만 보강한다면 중거리까지는 잘 뛰어줄 것으로 보인다.
#황금탑(마주 송철흠 2.8세)=데뷔전에서만 7위를 했을 뿐 그후론 3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미국산 수말. 외곽선입으로 앞선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이른바 스피드지구력이 좋은 말이다. 경주를 치를 때마다 상대가 강해졌지만 더 큰 차이로 이기고 있을 만큼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1400미터까지 적응을 끝낸 상태인 데다 중장거리까지 가능한 혈통이다.
#미래영웅(마주 최몽주 2.9세)=5전 4승 2위1회를 거둔 국내산 수말. 데뷔전을 제외하곤 4연승을 기록 중이며, 3군에 올라와서도 기존 터줏대감들을 여유 있게 제압했다. 선입 전개도 검증이 된 데다 부계마필들이 중장거리까지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거리가 늘어나도 잘 적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에이지(마주 김정철 3.9세)=6전 3승 2위2회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늦깎이 국산마 기대주로 거세마다. 직전경주에서 앞서 소개한 미래영웅과 맞대결을 펼쳤으나 5마신 차로 대패하면서 2위에 그쳤다. 하지만 당시는 미래영웅이 초반에 뉴에이지를 방해하면서 선행을 나섰기 때문에 경주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이미 1700미터까지 거리 검증이 된 마필. 약점이라면 끄는 경향이 있다는 것. 심하진 않지만 이 정도면 빠른 말들을 만났을 땐 독이 되기에 충분하다. 순발력이 정상급들에겐 밀리기 때문에 반드시 선입전개에 익숙해져만 명마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뉴욕블루(마주 이태희 2.9세)=6전 3승 2위3회로 복승률 100%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산 암말. 순간 스피드가 좋아 주로 앞선에서 뛰어왔지만 직전경주에선 조금 처진 선입권에서 따라가면서도 2위를 차지하는 끈기를 보였다. 부마인 캔디라이드는 6전 전승(블랙타임 4승)을 거둔 명마다. 경주경험은 6전밖에 안되지만 1200미터에서 2000미터까지 다양한 거리에 출전하며 모두 우승했을 만큼 한계가 드러나지 않았던 말이다. 외조부도 일세를 풍미했던 데퓨티 미니스터라 3세가 되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선블레이드(마주 김형란 3.1세)=6전 동안 네 번의 우승과 2위 1회를 거둔 뉴질랜드산 암말. 선행에 실패했던 지난 9월 경주에서 늘어난 거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9위에 그쳤지만 그후론 2연승을 올리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조금 무리를 해도 선행을 나서면 더 뛰어주는 장점이 있지만 빠른 발이 아닌 중간가속으로 선행을 잡아낸다는 점에서 주행습성 변경은 꼭 필요해보인다. 혈통적 거리적성은 중거리까지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이테리우스(마주 박의주 2.6세)=미국산 수말로 데뷔전과 2전째엔 3, 4위에 그쳤지만 그후론 3연승을 하면서 5전 3승 3위1회를 거두고 있다. 선행 일변도였지만 직전경주에선 늘어난 거리에서 곧바로 선입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거리 적성도 긴 편이라 향후 장거리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청룡비상(마주 과천시설관리공단 2.8세)=국내산 수말로 5전 3승을 거두고 있는 마필. 데뷔 이후 어느 정도 기대를 모으긴 했지만 걸음 느는 속도가 느려서 지난 브리더스컵 대회 땐 경마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뚝심으로 서울과 부경의 최강자들을 모두 뒤로 제끼며 이변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뛰는 스타일로 보면 폭발적인 스피드는 없지만 힘이 장사인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청룡비상이 아직도 더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 체중이 늘면서 경주력도 향상되고 있다는 점은 3세가 되는 올해 더 큰 활약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인기도에 비해 성장세는 둔화
올 한해 경마장을 진동시킬 마필로는 위에서 거론한 10두 외에도 강력한 추천을 받은 마필이 여러 두 있었다. 브리더스컵에서 아쉽게 2위와 4위를 한 부경의 퀸즈블레이드와 서울의 라온모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말들은 나올 때마다 압도적인 인기를 모을 대상이지만, 인기도에 비해 성장세가 둔해졌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퀸즈블레이드는 최고가 마필답게 2세마 최강의 전력임엔 틀림이 없지만 조숙형 혈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않다. 이에 향후 기대치는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라온모리스 역시 폭발적인 선두력을 갖고 있고 장거리까지 가능한 혈통이라 일반경주에선 승승장구할 마필로 분석됐다. 하지만 그동안 매번 최고선수(문세영)를 태워 마지막 한 걸음까지 쥐어짜냈다는 느낌이 강해 역시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