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성 기자
― 지난 12일 인구협회 1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소감은.
“영광으로 생각한다. 18대 국회의원 때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활동을 했던 전문적인 면을 감안해 주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아 어깨가 무겁다.”
― 최근 인구협회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현재 정부의 저출산·고령 사회 대응 정책에 맞춰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홍보와 사업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인지 2012년까지 1.3명 정도로 증가를 했다. 그러나 현재, 2013년 출산율이 정식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1.1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출산율 증가는 황금돼지띠나 흑룡띠 같은 해에 출생아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정책 때문만은 아니었다.”
― 출산율이 낮은 것과 관련 ‘워킹맘’이나 ‘청년 실업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으로 보나.
“2012 보건복지부의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60% 이상이 자녀 양육과 교육비 부담을 꼽았다. 이어 23.9%가 소득과 고용불안정이라고 답했다.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배려하는 사회환경 조성이 미흡한 점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나.
“우선 정부는 아이를 낳았을 때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당장 미혼모 문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숨겨야 할 것, 불이익을 받는 이미지로 낙인찍혀 있다. 미혼모의 아이도 국가에서 안심하고 키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출산·육아 휴직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출산·육아 휴직을 사용할 경우 대체인력은 국가가 고용보험을 통해 해결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출산·육아 휴가 제도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했다. 어느 정도의 범위가 적절하다고 보나.
“스웨덴은 육아휴가가 480일이다. 그 중 60일이 아버지의 육아휴가다. 중요한 것은 이 60일이 의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아버지 육아휴가는 3~5일밖에 없다. 그 중 3일만 유급휴가로 인정된다. 급여도 원래 받던 임금의 40% 수준에서 지급된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우리나라도 2주 이상 아버지 육아휴가를 의무적으로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계획한 사업과 새해 포부가 있다면.
“올해는 ‘청말띠 해’다. 말띠 해에 여자 아이를 낳으면 팔자가 사납다고 하는 속설 때문에 출산을 꺼려하는 사람도 있다. 말은 역동성, 활동성, 진취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그러한 성향을 가진 여성들이 사회에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나 은반위의 요정 김연아도 역시 말띠다. 인구협회도 이러한 역발상을 통한 인식의 전환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또한 인구협회 차원에서 아버지 육아휴직을 대폭 늘려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아직도 출산·육아 관련 예산은 전체 예산의 1%에 불과하다. OECD 2%대 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국민연금공단이나 기업 CEO 들을 만나 출산·육아에 관한 문제와 투자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