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드라이버 나니 로마가 미니 SUV ‘올4 레이싱 미니’를 몰고 우승을 차지했다. 원안은 준우승을 한 스테판 피터한셀 팀. 사진출처=다카르랠리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이들 팀들은 미니 최초의 SUV 모델인 컨트리맨을 기반으로 개발된 올4 레이싱 미니를 몰았는데, 팀마다 엔진과 서스펜션 등을 별도로 강화해 성능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우승 드라이버인 나니 로마가 몰았던 미니 SUV는 2993㏄짜리 RS 12 디젤엔진을 얹어 최대 300마력의 힘을 뿜어냈다. 또한 준우승을 한 스테판 피터한셀이 몰았던 올4 레이싱 미니의 경우엔 6기통 트윈터보 디젤엔진이 장착돼 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미니는 2012년부터 다카르랠리 자동차 부문 3연패를 달성함으로써 ‘최강의 차’로 우뚝 섰다. 옥에 티라면 ‘우승 양보’ 의혹이 일었던 점이다. 대회 13일째 경주를 시작할 무렵에는 이미 미니를 모는 선두권 2개 팀의 우승이 거의 확정적이었는데, 일부 해외언론에선 ‘준우승 팀인 피터 한셀의 팀이 느슨한 레이싱을 펼쳤다’며 ‘우승을 양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두 팀의 주파기록 차이는 5분 38초에 불과했다.
4위로 골인한 힐럭스 도요타(위)와 8위로 골인한 H8 하발.
2000년대 초 7연속 우승의 주인공이던 미쓰비시의 SUV 파제로(Pajero), 2009~2011년 3연속 우승 차량이었던 폴크스바겐의 디젤 SUV 투아렉(Touareg) 등 왕년의 다카르랠리 강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 창청자동차의 SUV 하발(Haval)이 자동차 부문에서 톱10에 올라 시선을 끌었다.
프랑스 드라이버 크리스티안 라비엘레는 ‘H8 하발’을 몰고 56시간 20분 48초의 주파기록으로 대회 랭킹 8위의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렸다. 비록 우승팀의 주파기록과는 5시간 35분여의 차이가 났지만, 도요타의 SUV 힐럭스를 몰았던 7위 팀에는 불과 1분 25초 뒤진 기록이었다. H8 하발은 중국 토종 자동차메이커인 창청자동차가 출시할 예정인 SUV 신규 모델이다. 이번 대회에 나온 차량은 H8 하발에 바이터보엔진 등을 얹고 개조한 SUV였다.
SUV를 주력 차량으로 삼고 있는 창청자동차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10년부터 꾸준히 다카르랠리에 참여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한 팀 이름도 ‘하발 랠리 팀’이다. 비록 8위에 불과하지만, 이미 순위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두게 된 셈이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