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0일 넬슨 만델라 추모식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 부부. 오바마가 금발의 덴마크 미녀 총리(맨 왼쪽)와 시시덕거리자 미셸이 불만인 듯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오바마 부부는 정말 미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백악관에서 이혼하는 첫 번째 부부가 될까. 그저 그런 가십 기사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여기는 미국인들은 지금까지 <내셔널인콰이어러>가 타이거 우즈의 불륜 스캔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혼외정사 딸 스캔들 등 특종을 터트렸던 점을 상기하면서 결코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바마 부부 사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2월 10일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서였다. 당시 오바마가 실수를 하나 저질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다름이 아니라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추모식 도중 셀카 놀이를 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돼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당시 오바마의 이런 철없는 모습은 미국은 물론이요,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옆에 앉아있던 미셸에게는 이보다 더한 굴욕이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사진 속의 미셸은 금발의 미녀 총리와 시시덕거리는 남편의 모습이 불만인 듯 내내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화가 난 듯 보이기도 했다. 급기야 미셸은 오바마와 슈미트 총리 사이로 자리를 바꿔 앉으면서 이런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미 언론들 역시 미셸의 편을 들었다. 퍼스트레이디를 무시한 오바마의 경솔한 태도에 분명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보디랭귀지 전문가인 릴리안 글래스 박사는 “퍼스트레이디를 모욕하는 태도가 분명했다”고 말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을 무시한 채 마치 덴마크 총리와 단둘이 있는 듯 행동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또한 글래스 박사는 “사진에서 보면 미셸은 감정을 꾹 눌러 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화가 나 있는 듯, 또 질투심에 불타 있는 듯 보인다. 부부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케리 워싱턴
<내셔널인콰이어러>는 그날 이후 부부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정황을 몇몇 사진을 통해서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가령 지난 12월 22일 대학 농구팀 경기를 관람했던 부부의 모습이 분명 평소와는 달라 보였다는 것이다. 전혀 다정해 보이지 않았을뿐더러 경기를 보는 내내 미셸은 심각한 얼굴로 한손으로 턱을 괸 채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 보였고, 오바마 역시 딴청을 피우면서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냉전 상태는 하와이 휴가를 떠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하와이에서도 오바마 부부는 여러 차례 말다툼을 했다. 오바마 부부의 한 측근은 “오바마가 미셸과 화해하기 위해서 넌지시 미셸의 50번째 생일 파티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단단히 화가 나있던 미셸은 파티를 열 생각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덴마크 총리를 빗대어 ‘대신 그 여자나 데리고 노세요!’라고 쏘아 붙였다”라고 전했다.
간신히 미셸을 설득해 파티를 열기로 했지만 이번 하와이 여행은 오바마 부부에게는 최악의 여행이 되고 말았다. ‘덴마크 총리 셀카’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터져 버렸기 때문이다. 다름이 아니라 오바마가 그동안 비밀리에 불륜을 저질러 왔다는 사실을 미셸이 알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이런 사실을 자신에게 폭로한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오바마의 개인 경호원이란 사실은 미셸을 더욱 충격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내셔널인콰이어러>는 백악관 소식통의 말을 빌려 “오바마의 가장 충실한 경호원들 가운데 일부는 만델라 추모식에서 보였던 오바마의 행동에 넌덜머리를 느끼고 있었다. 아마도 그래서 하와이에서 미셸에게 비밀을 털어놓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그동안 경호원들이 오바마의 불륜을 숨겨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 경호원은 미셸이 워싱턴을 비울 때면 오바마가 다른 여자들과 낯 뜨거운 포즈를 취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도 말했다. 이런 오바마의 비밀을 알게 된 미셸이 폭발한 것은 당연한 일. 오바마를 맹렬히 비난한 미셸은 결국 “더는 못 참겠다. 이혼해요!”라고 소리쳤고, 이런 미셸에게 오바마는 경호원들이 하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니 믿지 말라고 재차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 휴가 기간 동안 뿔이 난 미셸을 달래기 위해 여러모로 애썼지만 실패했던 오바마는 결국 15일의 휴가가 끝난 후 두 딸과 함께 워싱턴으로 먼저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미셸이 한사코 오바마와 함께 워싱턴으로 돌아가길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미셸의 한 측근은 “미셸은 사생활이 전혀 없는 ‘유리 어항’ 같은 워싱턴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셸이 홀로 하와이에 남은 데 대해 여기저기서 수군거림이 계속되자 평소 대통령 부부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공식 보도 자료를 내놓지 않던 백악관 측도 이례적으로 해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백악관 대변인은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아마 아내에게 일주일 동안 집을 떠나서 쉬고 오라는 말이 커다란 선물이란 것을 잘 알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번 미셸 여사의 휴가는 오바마 대통령의 생일 선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뉴스 사이트인 <데일리콜러>는 미셸이 하와이 마우이 섬에 위치한 오프라 윈프리의 저택에서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발레리 자렛 백악관 선임고문과 윈프리의 절친이자 TV 방송인인 게일 킹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실이야 무엇이든 지난달 17일 오바마 부부는 백악관에서 미셸의 50세 생일 파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바마 부부가 지난 12월 22일 대학 농구팀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부부가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을 지어 불화설을 부추겼다.
그리고 생일 다음 날 오바마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셸을 백허그한 사진과 함께 “생일 축하해요, 당신이 한 모든 일에 대해 감사해요”라는 글을 올렸다. 일단 ‘덴마크 총리 셀카 사건’으로 깊어졌던 골은 어느 정도 메워진 것처럼 보인다.
여느 부부처럼 오바마 부부 역시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또 화해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하지만 <내셔널인콰이어러>는 “오바마 부부 사이는 이미 끝났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오바마는 임기가 끝나면 고향인 하와이로 돌아갈 계획이지만 미셸은 두 딸이 모두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워싱턴에 남아있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백악관을 나오면 이래저래 결국 떨어져 지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오바마 부부와 가까운 한 측근은 “미셸은 오바마의 임기가 끝나는 2016년까지는 오바마의 곁을 지킬 것이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둘의 결혼 생활은 이미 끝났다”라고 주장했다. 이 측근의 말을 바탕으로 <내셔널인콰이어러>는 미셸이 오바마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이유가 남편의 정치 생활을 배려한 것이지만 그보다는 임기 후 돈방석에 앉게 될 오바마에게 한방을 먹이기 위해서라고 짐작했다.
실제 오바마는 임기가 끝나는 대로 자서전 출간으로 3000만 달러(약 320억 원), 강연료로 6500만 달러(약 690억 원) 이상을 거뜬히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만일 미셸이 이혼 소송을 제기할 경우 엄청난 이혼 전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내셔널인콰이어러>는 점쳤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