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든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대부분 싸우기를 포기해 버린다. 이때 뇌 속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분비량이 많아지면 결국 우울증 및 자율신경 실조증, 불면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세로토닌은 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해주는 아주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자, 그렇다면 세로토닌을 충분히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세로토닌은 햇빛에 의해 생성된다. 그리고 햇볕을 쬐면서 산책, 체조, 골프연습 등 몸을 리드미컬하게 움직일수록 활성화된다. 가능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전인 아침에 시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간은 최소 5분 이상. 너무 길어도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므로 30분을 넘기지 않을 것. 또 번화가 등 자극이 많은 장소는 피하는 게 좋다.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도 세로토닌 분비에 효과적이다. 그런 면에서 노래방은 괜찮은 장소다. 단, 여럿이 함께 갈 경우 노래 부를 차례를 기다려야 되고, 선곡과 반응에도 신경이 쓰이는 등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다. 혼자서 30분 정도 열창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바로 옥시토신이다. 일명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은 연령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분비되며,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옥시토신이 신체 접촉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 스킨십을 하면 옥시토신 분비가 더욱 촉진된다. 마사지나 포옹, 그리고 애완동물을 쓰다듬어도 좋다. 만지는 행위를 통해 옥시토신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가장 농후한 스킨십인 섹스는 어떨까. 아리타 교수는 “남녀 모두 성행위로 오르가슴을 느낄 때 옥시토신이 가장 많이 분비된다”고 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성관계에 한해서다. 옥시토신 분비에는 ‘안정감’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부족한 세로토닌을 채우기 위해서 중요하다. 세로토닌은 비타민 B6와 트립토판에 의해 생성되는데 특히 트립토판은 우리 몸 안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보충해야 한다. 더불어 탄수화물 섭취도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3가지 영양 성분이 동시에 들어있는 대표적인 식품이 바나나다.
바나나는 트립토판 성분이 풍부하고, 탄수화물이 25%를 차지한다. 또 비타민 B6의 경우 하루 섭취권장량의 30%가 포함되어 있는, 그야말로 천연 건강식품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스트레스를 느끼면 바나나를 먹어라”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편 각광 받고 있는 스트레스 퇴치법은 최신 연구만이 아니다. 고전적인 방식도 여전히 선호되고 있다. 나고야 예술대학의 구보타 노부코 교수는 “음악 감상이야말로 스트레스를 가장 빨리 해소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힐링 뮤직’이라는 장르에서 알 수 있듯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음악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일이다. 가령 1954년 미국에서는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은 드보르자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가, 불안할 때는 라벨의 볼레로, 우울증에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2번을 들으면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
그런데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이겨내고자 할 경우 ‘동질의 원리’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우울함과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웃어 봐’라고 아무리 충고한들 쉽게 바뀌지 않는다. 차라리 지독히 슬픈 음악이나 영화를 추천하라. 실컷 울고 나면, 그는 후련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동질의 원리다. 긴장감 넘치는 라벨의 볼레로가 불안감을 조성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불안한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음악이 없다.
동질의 음악을 찾으려면, 우선 자신에게 맞는 템포를 알아야 한다. 집게손가락으로 10초 동안 무릎을 톡톡 두드려 보자. 적은 사람은 5회, 많은 사람은 20회 이상도 될 것이다. 이 템포가 자신의 템포다. 꼭 클래식이 아니어도 상관없으니 자신의 템포에 맞는 곡을 준비하라. 또 자신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가사의 노래를 듣는 것도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마지막으로 의학박사 오히라 데쓰야는 ‘웃음 요가’를 스트레스 퇴치법으로 추천했다. 인도에서 시작된 웃음 요가는 유머, 코미디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처럼 밝게 웃는 방법이다. 인체가 가짜 웃음과 진짜 웃음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개발됐다. 처음에는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지만, 웃다보면 어느 순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스트레스를 무조건 참다가는 병이 될 수도 있다. 각자 쉽고도 효과 만점인 해소법을 찾아 오늘부터 실천해 보자.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여기에다 고래고래 소리 질러~
특수 설계된 내부 구조 덕분에 아무리 크게 소리를 질러도 마치 속삭이는 듯 작은 소리로 바뀐다. 불만, 짜증, 분노를 얼마든지 폭발시켜도 안심. 제조사 측은 “깊은 산속에 가지 않아도 방 안에서 마음껏 고함을 지를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즉효”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4980엔(약 5만 원). 관련사이트 : item.rakuten.co.jp/le-cure/dmf-004-a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