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이면 셀소 게시판에는 연일 새로운 글들이 올라와 북새통을 이룬다. 캠퍼스 로망을 가진 새내기에서부터 복학을 앞둔 전역예정자,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캠퍼스 커플을 꿈꾸는 학생들까지 저마다 절박한 사연을 내세운다. 그중 인기 있는 글은 단연 새내기 여학생. 실루엣이 드러나는 사진까지 첨부한 셀소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줄줄이 달리기도 한다.
이들이 셀소를 선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익명이라는 보호막 아래 자신을 자유롭게 소개하고 상대를 만나는 과정이 부담이 없다는 게 최고 장점으로 꼽힌다. 매일 셀소 게시판을 확인한다는 박 아무개 씨(20)는 “다른 사람을 통해 소개를 받으면 나도 언젠가 보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게다가 실패로 끝나면 서로 얼굴보기도 껄끄럽다. 하지만 셀소로 누군가를 만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래 그랬던 것처럼 ‘남남’으로 돌아가면 된다”며 “학교 내에서 사람을 찾는 거라 무작정 온라인 만남을 하는 것보다 위험요소도 덜해 셀소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소개팅이란 영어로 블라인드 데이트(blind date)라고 한다. ‘안면이 없는’ 남녀가 주선자의 소개로 데이트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젊은 세대 만남은 소개팅의 전통적 의미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