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은 서울시 금융복지상담센터 모델이 현 정부에서 시행 중인 행복기금 등의 신용회복정책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10월 9일 채무힐링센터 표준조례안 발표 행사에 참석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가계부채 해결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지만 헛공약이 돼 버렸다”며 “민주당은 서울시의 금융복지상담센터 모범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해 가계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해 12월부터 성남시, 수원시 등 경기도와 광주광역시의 지방자치단체장들 위주로 채무힐링센터 조례안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시의회에 제출된 채무힐링센터 조례안이 새누리당 시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지역 내에서 여야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남시의 경우 한 새누리당 의원과 공동으로 발의했지만 다른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조례안이 보류된 상황이다. 채무힐링센터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윤창근 성남시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 쪽에서 (채무힐링센터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우리만 단독으로 조례안을 발의할 경우 반대가 심할 것 같아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공동발의했다. 그런데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 처리된 상황”이라며 “의회에서는 당론처럼 가게 되니 공동발의한 한성심 의원도 곤란한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러니 심사를 안 하고 보류하지 않았겠나”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성심 성남시의원은 “저도 동의를 해 발의하긴 했지만 대다수 의원들의 생각이 실효성 여부를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입장이었다. 워낙 여러 가지 현안이 있다 보니 당장 급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라며 “사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전문성이 부족한 자기 인맥에 따른 사람들을 (센터 등에) 임명한 경우가 있는데 또 자기 사람 심기가 아닌지 의심하는 의원들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성남시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 측의 설명이다. 채무힐링센터 조례안 추진에 참여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예산이 많이 들지 않고 성과가 좋은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행복기금 등을 진행하고 있는 정부 여당의 기조와 안 맞으니까 여당 시의원들이 입장차를 보이는 것 같다”며 “당론을 떠나서 채무자들을 구제하자는 차원에서 접근했던 것인데 추진을 하다 보니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당끼리의 싸움이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채무힐링센터 조례안 갈등이 올해 지방 선거를 겨냥한 여야의 물밑 주도권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채무힐링센터 조례안이 통과되고 성과를 거둔다면 결국 박원순 시장의 공로가 되고 동시에 민주당의 ‘프레임’ 선점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