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새정추 위원장은 “지방선거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국적 수권정당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이 방 저 방 책 깔아놓고 독서 많이 했다(웃음). 섬 여행도 자주 다녔고. 특별한 행보는 없었다. 원래 정치인은 항상 좋은 충전 기회가 필요하다. 일만 보고 달려가면 허전하다. 아주 보람된 시간이었다.”
―지난 17일, 새정치연합 창당 발기인 대회가 있었다. 3월 내 창당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는데, 잘 진행되고 있나.
“법적 요건인 다섯 개 이상 시·도당과 중앙당만 마련하면 창당이 가능하다. 그동안 새정추, 더 나아가서는 정책네트워크 내일부터 1년간 준비했기에 큰 문제는 없다. 이제 그간 축적해 온 것들을 통해 정당정책, 당헌·당규, 조직문화, 정당모델, 민생방향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3월 20일까지는 당헌·당규 마련을 위해 토론을 진행한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켜봐 달라. 이미 궤도에 올라왔다.”
―374명 발기인 명단이 발표됐다. 내일의 지역 실행위원 등 일부 인사가 포함되지 않았다. 호남을 비롯해 일부 지역에선 이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발기인 모집에 앞서, 이미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분들은 중앙 발기인으로 모시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공지했다. 아무래도 선거관리의 객관성이 문제될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해 줄 것이다.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분들 중에 이제 시·도당 발기인대회에 들어갈 것이다.”
―김 위원장과 함께 휴지기를 가졌던 박선숙 전 의원 등 대선 당시 캠프 인사들의 재합류 여부도 관심사였다.
“박선숙 전 의원은 합류의 뜻을 알려왔다. 곧 당원증을 발급하는데 본인은 ‘당원부터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의 인재 영입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 부호가 찍힌다.
“글쎄, 난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편견이다. 현역이 선거에 나서는 광역단체장을 제외해 놓고 보자. 우리만큼 후보가 가시화된 곳이 있나. 우리 나름대로 한 분 한 분 그 지역에서 노력한 분들을 모시고 있다. 내가 이름을 밝히긴 어렵지만 정말 괜찮은 분들 많이 포진해 있다. 예를 들어 광주의 윤장현 새정추 공동위원장의 경우 유력한 분 아니냐.”
―최대 관심사인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는 후보군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
“물론 서울시장 문제가 남아있다. 아직 마무리된 것은 아니니 지켜봐 달라.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각 광역단체장 후보군의 공천이 마무리된다면 당사자들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자리를 꼭 마련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최근 나돌고 있는 박주선 무소속 의원의 합류설은 사실인가.
“그 부분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연대 불가 입장은 여전한가.
“연대 여부에 대한 질문은 기존 양당 구도의 고정관념에 의한 것이다. ‘정치는 두 당이 하는 것이고 다른 당은 끼어들 수 없다. 끼어들면 연대를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왜 두 당만 정치 면허권 가져야 하나. 이렇게 보자. 기존의 2개 독과점 가게가 있다. 독과점을 하다 보니 손님들이 다른 곳은 갈 데가 없던 것이다. 마지못해 사먹었다. 그런데 우리가 새로운 가게를 내는 거다. 우리는 우리만의 메뉴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럼 기존 가게들도 더 좋은 메뉴를 개발할 것이다. 이게 좋은 정치의 틀이다. 우리는 우리 나름의 길을 가는 것이 국민 선택권을 위해서도 옳다고 본다. 기자들도 지난 30년간 선거 끝나면 ‘우리 정치 이대로는 안 된다’는 칼럼만 써왔다. 언제까지 쓸 건가. 양당 구도 틀에서 보기 때문에 반복되는 거다.”
―고정관념 이전에 제도 탓도 크지 않나. 현실적으로 국내 정치 제도상 제3정당이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국회의원 선거 소선거구 폐지,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제 실현이다. 현재의 소선거구제에선 득표율 40%를 기록해도 떨어질 수 있다. 한 지역에선 한 정당밖에 당선 안 된다. 지역 맹주한테 잘 보여야 국회의원 한다. 이거 바뀌어야 한다. 지방선거 끝나면 이 캠페인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이다.”
2012년 10월 안철수 ‘진심캠프’에 합류한 김성식 전 의원 모습.
“민주당, 도대체 언제 수권정당 할 것인가. 언제 환골탈태 하나. 민주당의 민주정책연구원이 19대 총선 패배 후 낸 분석 보고서 세 번째 항목이 있다. ‘연대론을 앞세워 모든 이슈가 매몰됐다’는 것이다. 결국 연대론에만 목을 매고 자기 혁신을 하지 못했다는 거다. 난 민주당에 ‘언제까지 이것을 반복할 것인가’하고 되묻고 싶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광역선거에서 몇 석 더 얻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선거 공학적으로 접근하면 국민들도 다 똑같이 볼 것이다. 솔직히 현재 구도에서 우리가 1~2석 얻어도 기적이다. 우리는 최초로 전국적 수권정당을 하겠다 이거다. 우리가 무슨 재주로 그 숙제를 이번 지방선거 때 완성하겠나. 다음 총선도 있고 대선도 있다. 어렵지만 이번 지방선거 통해 한 걸음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우린 절대 야권 재편을 위한 정당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외부에선 창당과 선거를 치르기 위한 자금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금?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선거자금은 어차피 지지율 15%만 넘으면 국고보조금으로 돌려받는다. 물론 이 밖에 부정한 자금, 중앙당에서 비합법적으로 지원하는 자금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그런 것 안 통한다.”
―김 위원장 본인 역시 부산시장 후보감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본인이 직접 나설 계획은 없나.
“지금 내 일은 좋은 후보 발굴하고 우리 당에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설 여지가 있다는 것인가.
“우선은 내 역할에 충실하겠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6인회, 언젠가 합칠 날 올 것”
김성식 새정추 위원장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의 중요한 영입 리스트 인사들로 알려진 여야 개혁 성향의 소장파 모임인 ‘6인회(홍정욱, 정장선, 김영춘, 정태근, 김부겸, 김성식)’에 대해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6인회 모임의 일원이며 김영춘, 김부겸, 홍정욱 전 의원은 현재 각각 부산, 대구, 서울시장 선거 후보 리스트에 올라 있다.
김 위원장은 6인회에 대해 “정말 다 좋아하고, 한국 정치 변화를 위해 몸부림 쳐온 행보 하나하나가 다 존경스러운 사람들”이라며 “지금 당장은 당적이 다르니까 각자 위치에서 좋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말 언젠가 한 번은 좋은 정치를 위해 합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