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전 창원시장.
[일요신문] 새누리당의 텃밭인 경남에 두 새누리당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원수 전 창원시장은 임기가 남아있던 시장 자리를 내려놓고 도지사 출마를 결심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경남도지사 후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 전 시장에게 <일요신문>이 홍 지사에 대한 생각과 진주의료원 논란 등 이번 지방선거의 이슈들을 물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시장직을 그만두셨다. 도지사 출마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 지난 2012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홍준표 도지사가 도민들의 행복과 경남 발전을 이루어주길 바랐지만 홍 지사의 도정은 독단과 불통으로 불신과 혼란만 불러왔다. 그동안 도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이젠 전문행정가가 나서서 도민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챙기고 도정을 바로 세워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경남 발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경제를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 경남 경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조선과 기계 산업에 대한 육성, 지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지역 산업 혁신과 구조개혁도 진행해야 한다.”
―진주의료원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경남행복의료원으로 재개원 하겠다고 했는데, 적자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있는가.
“경남행복의료원은 어르신과 육아, 다문화가정, 전염병 관리 등 민간에서 다루기 힘들거나 하기 어려운 공공의료 본연의 역할이 강화된 새로운 형태의 공공의료기관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정부의 의료복지정책은 민간 부문에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영역에서의 공공의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정부 지원 등을 통해 적자 해소를 위한 혁신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1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진주의료원에 대해 “귀족 노조의 놀이터를 만들어줄 생각이 없다”고 했다. 홍 지사의 생각을 어떻게 보나.
“진주의료원 문제는 노조의 책임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귀족이니 강성이니 좌파니 하는 이분법적 사고로 몰아 가서는 안 된다. 공공의료서비스 회복을 우선순위로 두고 노조에 대해선 경남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강성노조니 귀족노조니 하는 것은 도지사가 할 얘기가 아니다. 340만 도민은 네편 내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경남 도민이다. 도지사라면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대화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홍준표 지사는 정치인 출신이고 본인은 행정가 출신이시다. 부산 오거돈 전 장관에 이어 경남지역에 행정가 출신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홍 지사와 구별되는 본인의 강점은 뭔가.
“정치와 행정은 본류는 같다고 본다. 정치와 행정의 최종 목표는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행정가 출신이 인기 있는 이유는 국민의 삶 구석구석을 잘 챙기고 지방 정부의 살림을 잘하기 때문이다. 반면 홍 지사는 경남도지사 자리를 대권의 발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대권에 도전할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역대 경남지사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
―홍준표 지사의 행정을 꾸준히 지켜보셨을 것 같다. 상대 후보인 홍 지사에 대해 평한다면.
“한마디로 홍 지사의 행정은 ‘럭비공 행정’이다. 행정은 예측 가능해야하는데 어디로 튈지 몰라 도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홍 지사의 선거용 말 바꾸기는 이미 도를 넘었다. 지난 2012년 경남지사 보궐 선거 당시 표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무상급식 전면 확대와 도청 마산 이전을 내걸었었다. 그러나 당선된 후 재정을 핑계삼아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해 무상급식을 하지 않았고 도청 이전도 재검토해야한다며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안상수 전 대표가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가 어떻게 지원을 하고 있나.
“안상수 전 대표가 저에게 공개적인 지지입장을 밝혀준 데 대해서는 감사하다. 당시 일부에서는 사전 연대설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안 전 대표도 후에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적인 지지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지지발언 배경은 안 전 대표가 지난 3개월간 민생탐방을 통해 내린 정치적 결론으로 많은 도민들의 바람이 함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제 폐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제 도입 방안도 언급되고 있는 상황인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정당공천제는 폐지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정당공천제는 고질적인 계파 정치와 고비용 선거구조 등의 폐해 등 문제점이 많다. 지방정부를 경영해 본 입장에서 생활자치 실현에도 적잖은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일면으로는 책임 정치 등 좋은 점도 지니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에서 상향식 공천제 도입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기존의 공천제에서 발전한 것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공천 개혁안이 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부산에서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했고, 경주에서 리조트 붕괴 사고로 연달아 일어났다. 재해 관련된 안전 예방 대책이나 구상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재난관리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의 최일선에 있고 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형 재난 사고들은 대부분 재난대응과 복구과정에서 초기대응 미흡 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인력의 전문성 부족과 재정, 교육 투자 등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의 재난대응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무엇보다 충분한 예산활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 합동 대응을 위한 대응 자원의 통합적 관리 체계도 구축해야한다. 도지사가 되면 재난관리 시스템에 대한 면밀히 검토해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