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터 비리 백태

유골함 값 10배 뻥튀기 헐~

[일요신문] 화장터를 이용하려면 우선 ‘e-하늘’이라는 통합시스템을 통해 예약을 해야 한다. 전화나 방문예약은 받지 않는다. 특정인에게 특혜나 편의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노명은 서울시립승화원 주임은 “실제로 전화예약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나 누구누구 의원 아는 사람인데 좋은 시간에 좋은 자리로 달라며 전화가 걸려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인터넷 예약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국의 화장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화장시설은 55개소(화장로314로)로 전국의 장례식장 770여 곳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토지매매나 토지보상 등을 이유로 개장 유골을 화장할 때 암암리에 불법화장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장례기사 조복수 씨는 “가스를 사용해 고온 고압에서 이루어지는 정식 화장과 달리 불법화장은 숯과 휘발유, 경유 등을 사용해 불완전 연소된다. 친 환경적이지도 않고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천희 인천가족공원 단장은 “화장증명서를 행정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바뀐 현재 불법화장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바다에 뿌리는 바다장은 불법은 아니지만 지역 조례마다 차이가 있으니 확인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조회사와 장례업체 간 유착관계도 화장시설의 큰 골칫거리다. 대표적인 것이 봉안함 판매다. 앞서의 한 단장에 따르면 “화장시설에서 파는 봉안함은 가장 비싼 것도 30만 원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상조회사가 유족들을 현혹해 ‘진공함’이라는 명목으로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 진공함은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방송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골함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A 씨에 따르면 “화장시설에서 판매하는 것은 비싸야 30만 원 정도다. 하지만 민간업체에서는 원가가 7만~8만 원인 도자기를 70만~80만 원으로 10배 가까이 부풀려 판다. 큐빅이나 순금을 입힐 경우엔 최고 300만 원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기능보다는 장식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고 털어놨다.

화장시설 내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주민들도 상조회사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서울추모공원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주민 허영철 씨(53)는 “상조회사에서 유족들과 유착되어 있는 외부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도록 한다. 유족 한 명당 1000원에서 2000원의 수당을 받는 식이다”라고 토로했다. 한천희 인천가족공원 단장도 “외부 식당과 유착되어 있는 상조회사들은 화장시설 내 밥이 형편없다는 식으로 루머를 퍼트린다. 매번 상조회사에 이를 지적하는 공문을 보내지만 개선되지 않는다. 상조회사가 장례를 ‘생업’으로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해경 기자 [e-mail]
강기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