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와 조 씨는 전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 안부를 물을 뿐 음란한 사진이나 영상을 주고받은 적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 씨가 “임신을 했는데 돈이 없어서 병원을 가지 못하고 있다”며 A 씨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해왔다.
조 씨는 본인 신분증가 집 등을 찍은 사진을 보내며 A 씨를 안심시켰다. A 씨도 혼자 사는 여성이 임신해 곤란해 하는 것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조 씨는 얼마 후 A 씨에게 유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A 씨는 유산했다는 조 씨에게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빌려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모아두었던 돈 5000만 원을 모두 내주고 더 빌려줄 돈이 없자 친동생과 지인에게 손을 벌렸다. 그 때문에 A 씨는 1억 원 가량 빚을 지게 됐다.
그러나 계속 돈을 빌리는 A 씨에게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동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조 씨의 꼬리가 잡혔다.
화성동부경찰서는 10일 A 씨에게 임신했다고 속여 1억 5000만 원을 뜯어낸 조 씨를 구속했다.
알고보니 혼자 지낸다던 조 씨는 남편과 아이까지 있는 유부녀였던 것이 드러났다. 임신과 유산도 모두 거짓이었다. 조 씨는 A 씨가 빌려준 돈을 사채 빚을 갚는데 썼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피해자 A 씨는 피의자 조 씨에게 화조차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씨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의 기록이 삭제된 점 등을 들어 추가 피해남성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