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 10분께 광주시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 4층 방안에서 기 아무개 씨(36)와 아내 장 아무개 씨(34), 아들(5)이 숨져 있는 것을 장 씨의 여동생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시신이 발견된 방안에는 연탄불 3장이 피워져 있었으며 노트에 쓴 4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엔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치료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기 씨 부부의 아들은 말이 느리고 성장이 더뎌 최근까지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3일 발달장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동생은 경찰에서 "며칠전 부터 아들 문제로 처지를 비관하는 이야기를 자주했다. 아침에 통화가 안돼 집에가 보니 방안에 누운채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주변에 따르면 기 씨 부부는 아들이 발달장애 판정을 받은 후 받을 수 있는 모든 치료를 해줬으나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많이 괴로워했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사체에 특별한 외상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아들의 발달 장애를 고민하다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