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의 위상이 복원공사를 총지휘했던 신응수 대목장의 ‘소나무 바꿔치기’ 의혹 등으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요신문 DB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DNA 분석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죽은 나무에서 채취한 DNA 분석을 갖고 러시아산 소나무가 아닌지 확신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황평우 소장은 “단정적으로 말하면 죽은 나무에서 DNA를 채취해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에 가능하더라도 확신하기엔 이르다. 전 세계 100여 종의 소나무가 있는데 DNA 데이터베이스가 완벽하게 구축된 나라가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데이터베이스가 제대로 없는데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재 전문가는 소나무 DNA 분석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목재 전문가는 “3년 전 자재 납품을 받는 중에 러시아산 소나무로 의심돼서 국립산림과학원에 DNA를 조사를 의뢰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는 ‘DNA 분석이 불가능하다’며 확인을 해주지 못했다. 사실 전문가들은 육안으로 보면 대략 어느 종류의 목재인지는 알 수 있는데 DNA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은 쉽게 믿을 수는 없다”라고 전했다.
반면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어렵게 성공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나무 한 부분에 DNA가 포착돼 이를 겨우 추출했다. 아마 죽은 나무에서 이렇게 DNA를 확보한 것은 세계 최초일 것”이라며 “다만 의뢰된 소나무가 준경묘(금강송)와 같은지 대조하려고 했지만 준경묘 표본이 썩어 DNA 확인에 실패했다. 러시아산 소나무가 아니라는 점만 확인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3월 중 숭례문 의혹과 관련한 수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