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일 서울경마공원 제8 경주로 열린 브리더스컵에서 청룡비상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퀸즈블레이드를 0.1초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KRA
먼저 양 진영의 대표마들부터 알아보자. 부경에선 대상경주 준우승 2회의 퀸즈블레이드를 위시해 최근 다섯 경주에서 100% 입상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로열임팩트, 5연승에 빛나는 위너스마린 등이 강력한 도전마들이다. 그 뒤를 이어 최근 기세가 살아난 영광의챔피언, 강치 등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3연승을 달리나 직전 목 하나 차이로 아쉽게 3위에 그친 황금빛지중해도 거리 적응만 성공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마필로 보인다.
서울에선 브리더스컵 우승·3위마 청룡비상과 푸른거탑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발굴의 순발력을 자랑하는 라온모리스도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2연승을 거두면서 장거리까지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가문의축제도 끈기면에선 해볼 만한 다크호스다.
#퀸즈블레이드=지난해 경남신문배와 브리더스컵에서 2위를 한 마필. 2억 6000만 원에 사들인 고가의 마필로 데뷔 초부터 기대를 모아왔지만 걸음 느는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서 한때 우려를 샀던 말. 그러나 최근 늘어난 거리에서 더 힘을 낼 만큼 힘이 부쩍 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1600미터에서 여유승을 거둔 데다 홈그라운 이점도 있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로열임팩트=1600미터는 첫출전이지만 이미 1400미터 한 차례, 1500미터 두 차례 경주를 하면서 모두 추입으로 입상한 마필이라 거리 적응에선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현재까지의 전력만 보면 조금 열세로 분석되지만 한창 걸음이 늘고 있는 단계라 복병마로 손색이 없다.
#위너스마린=데뷔 이후 5전 5승을 거두며 연전연승하고 있는 마필. 직전경주인 3월 9일에도 2위마를 5마신이나 따돌렸을 만큼 현재도 걸음이 늘고 있어 강력한 도전세력으로 꼽힌다. 약점이라면 현재까지는 1300미터가 뛰어본 최장거리일 정도로 늘어난 거리가 부담이 된다는 것.
#황금빛지중해=직전경주에서 뜻밖의 부진을 보였지만 3연승의 저력이 있는 말이라 컨디션만 회복되면 복병마로 주목할 만하다. 다만 1400미터에서 우승을 할 만큼 잘 뛰던 말이 1500미터에선 두 번 모두 졸전을 벌인 바 있어 늘어난 거리는 부담이 된다. 그러나 혈통적으로는 거리적성이 긴 편이다.
#영광의챔피언=전력상 다소 열세라 할 수 있지만 좋은 체격을 바탕으로 버티는 힘이 좋고 이미 1600미터 경주거리를 잘 소화해내며 2위까지 버텨낸 적이 있어 3위권 정도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강치=모래를 맞는 걸 싫어해 안쪽에서 따라가면 경주력이 떨어지지만 전개가 잘 풀려 선두권에서 뛰면 상당한 능력을 발휘한다. 초반 자리싸움이 중요한 말이다. 객관적으로는 빠른 말이 많아서 입상을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지만 훈련을 통해서 약점을 보완 중이라 완전히 무시할 순 없겠다.
#청룡비상=2세마 대회인 브리더스컵 우승마로 이번 경주에서도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직전 경주의 부진이 마음에 걸린다. 당시 서승운 선수가 처음부터 자리를 잘 잡고 힘 안배를 하면서 경제적인 레이스를 한 뒤 직선 주로에서 힘을 썼지만 졸전을 벌였다. 비록 직선에서 진로가 한 차례 막히었고 이후 진로변경을 시도했지만 확실하게 자신의 진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어물어물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 정도로 걸음이 안나올 상황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안쪽보다는 바깥쪽이 더 나은 말이 아닌가 싶다.
#푸른거탑=브리더스컵에서 깜짝 3위를 한 마필로 이후의 성적은 만족할 수 없지만 내용면에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마필. 2월 경주에선 심하게 진로가 막혀 걸음을 많이 남기며 3위를 했고, 약한 상대를 만난 직전경주에선 훈련이 부실하고 늦발까지 했지만 어쨌든 1위를 했다.
#라온모리스=폭발적인 순발력을 앞세워 브리더스컵에서 4위를 했지만 직전경주에서 의도적으로 추입작전을 편 뒤에 2위까지 했지만 안쪽 치우침이 심해 ‘강착’을 당했다. 주행습성을 바꾸려는 의도가 강했고 적응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에 최소한 방어베팅 정도는 해야 할 전형적인 복병마다.
#가문의축제=6전 2승 2위2회 3위1회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마필. 하지만 성적에 비해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것도 사실. 그런데 지난 1월 19일 경주에선 브리더스컵 우승마인 푸른거탑을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혈통적으로도 장거리까지 잘 뛰는 스피드스태미너형이고 걸음이 늦게 완성되는 대기만성형이라 성장의 여지가 많다.
#큐피드걸=최근 1300, 1400, 1700미터로 경주거리를 늘리며 출전한 세 경주에서 모두 우승, 물오른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마필. 하지만 지금까지 비교적 약한 상대들을 만난 느낌이 강하고 강한 상대들이 즐비한 이번 편성에선 전력상으로도 처지는 편이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