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덕 씨
미천면 오방리 중촌마을에 거주하는 두 번째 운석 발견자 박상덕 씨(80)도 매일 자신을 찾는 손님들을 대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마을 입구 간이건물에서 주민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던 박 씨는 기자를 보자 “여든 먹은 늙은이를 보려 여기까지 왔느냐”며 음료수와 주전부리를 꺼내놓았다.
박 씨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온다. 처음 운석이 발견된 비닐하우스에 못 들어가게 했더니 내 밭으로 사람들이 몰려온다. 운석이 발견된 장소가 어디냐고 하도 물어서 몇 번 같이 올라가 주다가 이젠 빨간 깃발을 꽂아뒀다. 다리가 아파서 더 이상은 못 올라가겠다. 평생 내가 만난 사람보다 근래 날 찾아온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순간에도 박 씨를 알아본 ‘운석 심마니’들이 “행운을 받아가게 사진 한 번 같이 찍어 달라”며 쉴 새 없이 찾아왔다. 개중에는 운석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며 다짜고짜 박 씨의 손을 덥석 잡는 사람들도 있었다. 당황할 법도 했지만 박 씨는 “좀 있으면 내 지문도 없어질 판”이라며 웃어넘겼다.
하지만 “운석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사람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박 씨는 심기가 불편한 듯 자리를 떴다. 박 씨는 “나는 이제 다 늙어서 돈도 필요 없고 그저 자식들한테 다 줄 거다. 운석을 발견하던 날 자식들이 좋은 꿈을 꿔 생전 사지도 않았던 복권을 샀다고 하더라. 나는 발견만 했을 뿐 자식들 복으로 운석이 품에 온 것”이라며 “괜히 돈에 대해 물으면 무섭다. 미국인 한 명도 통역해주는 사람을 데리고 두 번이나 날 찾아와 운석을 팔라고 했다. 낯선 사람들이 돈 얘기 하는 게 제일 부담스럽다”는 말을 남기곤 낯선 사람들이 점령한 자신의 집이 아닌 이웃집으로 몸을 피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