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침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던 러시아는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만큼 메달에 이 운석을 넣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수거를 결정했다. 하지만 러시아 주민들은 운석을 내놓으려 하지 않았고 운석의 가치는 날로 높아져 결국 정부는 1g당 236만 원의 가격을 지불하고 운석을 사들였다. 이는 역대 운석 가운데 가장 비싸게 거래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 첼랴빈스크 운석은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거래됐기에 이처럼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물론 희귀한 운석은 1g당 수십만 원에 거래되기도 하나 진주 운석은 그런 축에 속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의 조사결과 진주 운석은 ‘오디너리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로 분류되는데 이는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 가운데 85%를 차지할 정도로 평범한 종류다. 국제 운석 시장 거래 가격으로 따지면 1g당 1~5달러(약 1000원~5300원)다. 이를 적용하면 첫 번째 진주 운석(9.4㎏)은 약 940만~5000만 원이며 두 번째 운석(4.1㎏)은 약 410만~2200만 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운석의 가격을 결정하는 희귀성이나 성분만을 놓고 보면 진주 운석이 ‘억대’에 거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나, 변수는 있다. 진주 운석은 국내에서 71년 만에 처음 발견됐기에 단순히 경제적인 가치로만 따질 수 없다는 것. 더욱이 1943년 전남 고흥군 두원면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발견된 운석은 일본으로 반출돼 현재 임대형식으로 국내에 보존 중이라 진주 운석은 첫 ‘국내 소유’라는 타이틀도 달게 됐다.
진주교육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 김경수 교수는 “현재 상태에서 운석의 가격을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운석을 돈 문제로만 접근해서도 안 되며 일단 가격적인 부분은 많이 부풀려져 있는 상태다. 운석은 지구상에 없는 정보를 가지고 있어 학술적인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