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나루. 사진제공=서울시.
[일요신문]국내 최초로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해 78.6%의 범죄예방 효과를 거둔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 그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돼 범죄 공포를 유발했던 폐가압장이 24시간 초소 기능을 갖춘 주민사랑방 ‘소금나루’로 재탄생했다.
서울시는 염리동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 2단계 사업인 ‘소금나루’ 조성이 완료돼 29일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소금나루는 고지대 달동네인 염리동에 수돗물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다 지역 재개발을 앞두고 용도폐지된 후 흉물스럽게 방치되던 옛 대흥가압장을 주민 스스로 리모델링하면서 완성됐다.
이 과정에서 염리동이 옛 마포나루를 거점으로 서울에 소금을 공급하던 배가 드나들어 소금창고와 소금장수가 많은 지역이었다는 특색을 살려 소금나루로 이름짓고 건물 디자인 역시 소금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소금나루는 앞으로 24시간 초소기능과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된다. 우선 아동여성안전연대, 자율방범대, 생활안전거버넌스 등으로 구성된 ‘안전위원회’ 35인이 마을 안전을 책임진다.
소금길 곳곳에 노란색 대문의 ‘소금지킴이집’ 6가구에 설치된 IP카메라를 통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평일 오후 8시에서 자정 사이에는 안전용품을 착용하고 취약지역을 순찰한다.
또 인근 대학교 학생들과 지역 청소년에게 1:1로 학습을 지원하는 ‘마을미래학교’, 옥상을 이용한 도시농업, 시민들이 그린 그림을 마을 벽에 전시하는 골목 아뜰리에 운영, 주민 안전교육 등 주민 교류를 위한 개방과 어울림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리모델링 비용은 삼성의 후원금과 주민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됐으며 올해 운영비는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운영은 주민자치위원회, 주민, 지역단체,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염리마을공동체에서 맡는다.
한문철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가 2년이 지나면서 거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공원, 주거환경관리사업 같은 타 사업으로도 확산 추세에 있는 만큼 범죄예방디자인을 많은 곳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주성남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