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걔 겨우 2%? 그래도 ‘황금알’
하지만 체육진흥공단에서 제시한 수수료율 기준이 당초 업체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낮아 얼마나 많은 업체가 이보다 더 낮은 수수료율을 써낼지 의문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경쟁입찰이기에 업체들이 수수료율을 경쟁적으로 낮춰 써낼 가능성이 더 많아 실제 수수료율은 체육진흥공단에서 제시한 기준인 2.073%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업체에서는 “은행금리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보고 사업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수탁사업자가 확정된 수수료율에 따라 이윤을 전부 챙길 수 없다. 수수료율에는 시스템 투자비, 중독예방치유부담금, 사행성감독통합위원회 부담금, 스포츠 운영비 등 운영 경비와 수탁사업자 이윤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원래 운영시스템과 전산장비, 온라인판매시스템, 단말기 등 제반 시스템에 대한 비용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부담했지만 차기 사업에서는 수탁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선정되는 차기 수탁사업자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335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그것에 대한 소유권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있다.
여기에다 수탁사업자는 사업 기간 동안 늘 200명 수준의 운영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인건비와 이에 따른 운영비용도 체육진흥공단이 제시한 2.073% 수수료율에서 해결하라는 얘기다.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이 알려진 것처럼 ‘황금알’이 아니라고 업체들이 주장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낮아진 것은 기존 사업자인 오리온의 비자금 조성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여기에 시스템투자비, 기존 수탁업체 직원들의 인수인계 등을 따지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을 노리던 대상그룹 등 업체 중 일부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중도에 사업 참여를 포기한 데는 이런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해본 업체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낮은 수수료율 때문에 업체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따라서 로또복권 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가 맡아야 낮은 수수료율로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이 같은 토로가 ‘엄살’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매출이 변변치 않으면 모르겠지만 스포츠토토의 성장세가 폭발적이어서 비록 수수료율이 낮다 해도 여전히 ‘황금알’이라는 얘기다.
스포츠토토 판매액은 지난 2007년 1조 원을 넘어선 이후 6년 만인 지난해에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10년 전인 2003년 판매액 283억 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무려 108배가 증가한 것이다. 스포츠토토 판매액은 2004년부터 급증했다. 2004년 1300억 원가량 판매돼 1년 만에 4.5배 성장하며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으며 이후 3년 만인 2007년 1조 3649억 원의 판매액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로도 계속 성장, 2012년에는 2조 8000억 원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는 마침내 3조 700억 원을 기록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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