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23일 경주를 분석한 결과, 부경에서는 석세스스토리와 우승찬스가, 서울에서는 리틀시스와 검화가 주목해야 할 경주마로 꼽혔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먼저 알짜마를 알아보자. 금요경마에서 여유승을 거둔 석세스스토리와 일요경마에서 깜짝 3위를 하면서 삼복승식 5260.3배의 초고액배당을 터트린 우승찬스가 부경에선 관심마다. 서울에선 토요일 좀더 강해진 모습을 보인 리틀시스와 일요일 스피드가 폭발한 검화가 다음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석세스스토리=피스롤즈의 자마로 이번에 우승해서 국3군으로 승군한 마필이다. 4전 2승(3위1회)을 거뒀다. 데뷔전에선 선행을 나섰지만 무리하지 않고 뒤로 처져 탐색성 경주를 했고 두 번째 경주부터 3연속 입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직전경주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렇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진 못했지만 이번엔 예전보다 흐름이 조금 빨라졌는데도 외곽선행으로 2위마를 6마신 따돌리며 우승했다. 갈수록 걸음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매번 선행으로만 입상하고 있다는 점은 약점이다. 자신보다 빠른 말을 만나 따라가는 전개를 하더라도 능력발휘가 가능하느냐는 검증이 필요하다.
#우승찬스=16전 동안 3승 2위2회 3위1회를 한 마필로 지난해 초에는 3연승과 2위를 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론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일요경마에서 인기 11위를 차지했을 만큼 외면을 받았다. 그렇지만 이 경주에서 우승찬스는 3위를 차지했다. 초반에 출발을 무난히 했지만 곧바로 뒤로 처져 안쪽으로 몰았다. 이후 추격전을 벌였지만 4코너를 최후미로 통과했고 직선주로에선 진로를 확보하느라 외곽으로 재차 뽑아서 경주를 했다. 전반적으로 레이스가 꼬였기 때문에 다음엔 더 뛸 여지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컨디션이 최상으로 올라왔다는 점이 연투를 기대하게 한다.
모마인 볼드버스트(Bold Burst)는 자신도 9번 출전해 3회 입상했지만 뛰어난 자마들을 배출한 우수한 씨암말이다. 미국 현지에서 블랙타입 우승마를 두 마리나 배출했다.
#리틀시스=2전 전승으로 4군까지 승군했다. 데뷔전에선 5마신 차이의 여유승을 거뒀고, 이번 경주에선 1마신 차이의 진땀승을 거뒀다. 하지만 내용면에선 이번에도 여유승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선주로 초입에서 다른 마필의 방해를 받아 멈칫거리며 선두권과 거리가 멀어졌지만 재차 추격에 나서 기어이 우승을 차지했다. 아직 어린 마필이 오르막 주로에서 재차 탄력을 살려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근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르티에실러(Artie Schiller)의 자마다. 형제마들이 국내에선 총 9두가 현역생활을 했지만 매직파티 외엔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고른 활약을 했기 때문에 리틀시스의 기대치는 조금 높게 잡아도 될 것 같다. 아직 어린 말이지만 4군에서도 너무 강한 상대만 피한다면 입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런 걸 증명이라도 하듯 2전째인 이번 경주에선 걸음이 폭발했다. 그것도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이며(초반 200미터 13.2초) 기선을 제압한 뒤 그대로 굳히기를 했다. 장기인 뒷심을 발휘하기 위해 거리를 더 늘려나왔는데 예상외로 초반부터 폭발해 이쿠야스 기수도 깜짝 놀랐을 것으로 보인다.
검화는 혈통상으로는 스프린터 계열로 보인다. 부마인 버스터데이드림이 단거리(900~1200미터)에서 주로 활약을 했고, 조부마인 하우스버스터(Housebuster)도 주로 단거리에서 활약을 했으며(1200~1600미터) 스프린터 챔피언을 두 번씩이나 차지했다. 이번 경주에서 드러났듯 폭발적인 스피드를 타고나 단거리에선 당분간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거리로 진출하면 검증이 필요하다. 모계 쪽의 외조부가 중장거리에서 주로 활약을 했던(2000미터까지 입상) 말이라 그렇게 부정적이진 않다.
다음은 거품마다. 압도적인 인기를 모았지만 입상에 실패한 콜미로켓과 봉암사, 그리고 3위를 해 체면치레는 했지만 실망을 준 정상비마 등 세 마리를 다음 출전 때 과신하지 말아야 할 거품마로 꼽았다.
#콜미로켓=경주 전엔 5전 3승 3위1회의 성적을 거뒀고, 특히 직전 경주에서 2위마를 무려 9마신이나 이겨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경주 당일 일부 전문가들은 선행일변도로만 입상을 한 마필이고 차분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위험한 인기마로 분류하기도 했다. 결과는 11위. 이번 경주에서 드러났듯 이 말은 차분하게 따라가는 작전은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다음 경주에서도 이번처럼 선행이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과감하게 제외해볼 필요가 있다.
#봉암사=추입력이 좋은 마필이고 경주거리가 1900미터 장거리였기 때문에 인기를 모았다. 남해대왕과 쌍식배당이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최종적으론 이 마필로 쏠렸다. 하지만 결과는 7위. 혹자는 5위만 해도 승군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빠졌다는 분석도 했지만 필자의 눈엔 최소 3위 이내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봉암사는 그동안 후미에서 힘을 안배한 뒤 마지막 한발을 쓸 때 가장 나은 능력을 보였다. 인기마로 팔렸지만 입상에 실패했던 그동안의 경주를 보면 거의 대부분 조금 서둘렀다. 이번 경주도 일찍 가세해 안쪽 꽃자리를 차지해 그림같은 전개로 달린 뒤 직선주로에서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탄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경주마 자체가 후미에서 추월하기를 좋아한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정상비마=직전 경주에서 종반 끝걸음이 ‘총알추입’이라 할 만큼 좋았던 말이라 대부분의 팬들은 이 말을 축으로 쌍식과 복식까지 구매했다. 하지만 결과는 3위에 그쳤다.
느린 페이스로 이끌면서 끝까지 참았다가 마지막 한발을 쏜 직전 경주와 초반에 조금 빠르게 가세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몰아붙인 이번 경주가 비슷한 능력을 발휘하는 데 그쳤던 것이다. 순간탄력이 워낙 좋은 말이라 아직 발전의 소지는 많지만 당장은 더 나은 지구력을 기대하기는 무리로 보인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