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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고위 워싱턴 관계자가 밝힌 내용은 놀랍다. 그는 <내셔널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슈퍼 부자들인 반 클린턴 성향의 정치인들은 힐러리의 비밀들을 캐내기 위해서 기꺼이 5억 달러(약 5300억 원)를 쓸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막대한 자금과 함께 이들 보수파들은 비밀 정보원을 이용해서 힐러리의 ‘최초 여성 대통령 꿈’을 좌절시킬 수 있는 증거들을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힐러리를 향한 이런 공격은 이미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최근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랜드 폴 켄터키주 상원의원은 TV 시사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새삼스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거론하면서 과연 힐러리가 대통령 자격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를테면 ‘르윈스키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폴 의원은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은 백악관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20대 초반의 인턴과 성관계를 맺은 ‘성적 약탈자’다”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남편인 빌 클린턴이 다시 백악관으로 들어가게 된다. 미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성추문이 힐러리의 국정운영 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누가 봐도 그 의도는 분명했다. 바로 힐러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폴 의원의 발언에 레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도 거들고 나섰다. 자신의 트위터에서 그는 “클린턴 스캔들을 기억합시다…이는 미국이 다시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공화당이 주력하고 있는 힐러리의 8가지 비밀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①다윗파 사건, ②자살한 클린턴 부부의 친구인 빈스 포스터, ③힐러리 클린턴의 친구 웹 허벨, ④빌 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
[1] 다윗파 사건
<내셔널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현재 ‘더티 트릭’ 팀은 ‘다윗파 사건’에 힐러리가 연관되어 있는지를 파헤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다윗파 사건’이란 1993년 4월 광신적 종교집단인 ‘다윗파’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압 작전을 일컫는다.
당시 진압 작전으로 인해 텍사스주 웨이코에 위치한 다윗파 신도들의 집단 거주지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결국 어른 74명, 어린이 12명, 산모 2명이 불에 타서 숨지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었다. 이에 당시 미국에서는 진압 작전이 너무 지나치게 이뤄진 것 아니었냐는 비난과 함께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어나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 공화당 측은 현재 당시 진압 작전 명령을 내린 장본인이 누군가에 초점을 맞춰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당시 영부인이었던 힐러리가 진압을 명령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공화당 측은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2012년 출간된 책 <명령 복종: 빈스 포스터의 죽음>의 저자인 마린카 페시맨은 <내셔널인콰이어러>의 인터뷰에서 “힐러리는 클린턴의 대통령 임기 첫해에 권력을 남용하고 있었다. 중요한 명령들을 직접 내렸다”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서 그는 “다윗파에 대한 진압 명령은 힐러리가 직접 내린 것이다”라면서 “이와 관련된 문서들은 모두 제거됐을 것이다. 만일 사본이 발견된다면 힐러리는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2] 빈스 포스터의 죽음
클린턴 부부의 절친한 친구인 빈스 포스터의 죽음 역시 힐러리의 야망을 저지시킬 수 있는 치명적 약점(?)으로 지목받고 있다. 로즈 로펌 시절부터 힐러리의 친한 동료였던 포스터는 백악관 시절에는 힐러리의 개인 변호사 겸 백악관 법률 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다.
하지만 포스터는 백악관 입성 4개월 만인 지난 1993년 7월,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온 미국에 충격을 던져 주었다. 버지니아주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포스터의 오른손에는 권총이 들려 있었으며, 여러 가지 정황을 바탕으로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자살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그간 포스터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의문점을 제시했다. 먼저 권총에서 포스터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사망 현장에서 포스터의 탄피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일 자살이 아니라면 포스터는 백악관 혹은 제3의 장소에서 타살된 뒤 공원에 버려졌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포스터가 당시 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의 정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인 정보를 공개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포스터와 힐러리가 오래된 연인 사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와 관련, 공화당의 한 인사는 “지난 20년 동안 포스터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해온 수사원들, 작가들, 언론인들은 포스터가 힐러리의 오랜 연인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포스터의 죽음에 힐러리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아마 대통령이 되기 힘들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워터케이트 특종 기자인 칼 번스타인은 자신의 책 <여성 지도자: 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삶>에서 “적어도 포스터는 힐러리를 사랑했다”라는 한 친구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었다.
[3]웹 허벨과의 관계
공화당은 로즈 로펌 시절 힐러리와 포스터와 함께 3총사로 불렸던 웹 허벨 역시 힐러리의 내연남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심지어 딸 첼시의 아버지가 클린턴이 아니라 허벨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둘이 아주 친한 친구이자 동료였을 뿐 그 이상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있기도 하다.
[4] 르윈스키 스캔들
현재 공화당 측은 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졌을 당시 힐러리가 르윈스키와 그 가족들의 치부를 캐내도록 명령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찾는 데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리에 정보요원들을 고용했던 힐러리가 르윈스키의 뒷조사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아마 르윈스키도 가만있지 못할 것이고, 이로 인해 다시 르윈스키의 존재가 언론에 오르내리게 된다는 계산이다.
힐러리가 비밀리에 르윈스키의 뒤를 캤다는 사실은 지난 2000년 세상을 떠난 힐러리의 친구인 다이앤 블레어의 일기에서 처음 드러났다. 웹사이트 <워싱턴 프리 비컨>에 의해 공개된 일기에서 블레어는 “당시 힐러리는 르윈스키를 가리켜 ‘자기애에 빠진 미친X’이라고 불렀다”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워싱턴 관계자는 “그런 빈정거림에 자극받은 르윈스키가 갑자기 나타나 힐러리를 공격할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그동안 비밀에 부쳐져 있었던 일들을 폭로할 수도 있다. 이는 아마 힐러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화당 측은 스캔들이 터진 직후 충격을 받았던 힐러리가 그 후유증으로 약물 치료를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과연 힐러리가 어떤 종류의 약물을 처방 받았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힐러리의 정신 상태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도 밝혀내려 하고 있다.
[5] 동성애 의혹
공화당이 끈질기게 파헤치고 있는 의혹 가운데 하나는 바로 힐러리의 동성애 성향이다. 한 관계자는 “힐러리의 동성애 소문은 백악관 시절 클린턴 부부의 애완 고양이였던 ‘삭스’를 돌보던 수의사의 주장을 통해 처음 불거졌다. 당시 그는 백악관에서 힐러리가 한 묘령의 여성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내셔널인콰이어러>는 공화당이 그 여성을 찾아내 힐러리의 동성애 의혹을 캐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공화당은 르윈스키 스캔들 이후 힐러리가 클린턴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백악관의 잘생긴 젊은 인턴과 잠시 놀아났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이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6] 마약 집단 연루설
보수적 정치인들은 ‘클린턴 부부와 마약 집단의 연루설’에 대해서도 파헤칠 작정이다. 아직 한 번도 증명된 적은 없었지만 지금까지 이런 소문은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다름이 아니라 아칸소 주지사 시절 클린턴 부부가 은밀하게 마약 밀매 조직의 뒤를 봐줬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아칸소주의 메나 공항은 수백만 달러의 코카인과 기타 마약이 밀반입되는 곳으로 이용되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클린턴 부부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마약 조직은 여러 건의 살인 사건과도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만일 공화당이 클린턴 부부와 이 조직의 관계를 밝혀낸다면 힐러리의 대권가도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7] 진 휴스턴
한때 힐러리가 뉴에이지의 심령술사인 진 휴스턴의 도움을 받아 엘리노어 루스벨트 여사와 영적인 대화를 시도했다는 사실 역시 공화당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을 보도했던 봅 우드워드가 1996년 자신의 저서 <선택>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힐러리는 대통령 전용 별장에 휴스턴을 초청해 루스벨트 여사를 만나는 법을 배운 바 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측은 “만일 이 사실이 세세하게 밝혀지면 아마 힐러리는 바보 취급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 건강 이상설
어쩌면 공화당이 힐러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힐러리의 건강 문제일지 모른다. 실제 지난 2012년 한 차례 기절하면서 건강 이상설에 시달려왔던 힐러리는 그후 ‘과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건강한가’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당시 진단 결과 뇌와 두개골 사이에 혈전이 발견됐던 힐러리는 다행히 뇌졸중이나 신경손상을 입지 않은 채 현재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