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해당 내용이 보도된 뒤 네티즌들이 한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대박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하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해당 게시판으로 몰려들면서 이 글은 ‘성지글’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다. 왕따설, 자살설 등이 등장하는 해당 성지글은 과연 어느 정도의 신빙성을 갖고 있을까. 일반적인 연예계 루머 분석 기법에 따라 해당 글을 분석해 봤다.
우선 해당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대박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제 친구 언니 친구의 아빠가 경찰관이래는데 어제(3월 30일) 효연이 소녀시대 왕따여서 자살할려고 했는데 어떤 남자가 보고 말렸는데 효연이 그냥 자살한다고 그 남자 때려가지고 어제 경찰서 오고 난리났데요!!!’
일반적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글은 허위사실을 가능성이 높다. ‘친구의 아빠인 경찰’ ‘친구네 삼촌인 연예부 기자’ ‘삼촌 친구인 연예부 기자’ 등 한 다리 건너 인물을 정보 출처로 밝히는 경우의 대부분은 이야기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가공된 인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글은 출처가 경찰인데 ‘친구 언니의 친구의 아빠’로 최소 두다리를 건넌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볼 땐 정보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다.
시점과 내용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의 신빙성을 갖는다. 우선 해당 온라인 게시판에 ‘대박사건!!’이라는 글이 올라온 것은 3월 31일 오후 5시 무렵이다. 효연의 폭행 사건이 ‘소녀시대 멤버 A’라고 지칭돼 언론에 기사화된 시점은 4월 1일 오후 5시 무렵이다. 따라서 언론 보도보다 24시간가량 먼저 해당 게시 글이 게시된 셈이다. .
기본적으로 효연이 폭행 사건에 휘말렸으며 경찰이 출동했다는 내용 등은 사실이다. 언론보도보다 하루 빨리 이런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서 글을 올렸음을 놓고 보면 허위 사실에 기반을 둔 루머는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효연이 소녀시대 왕따라는 점과 자살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논란의 핵심 역시 언론 보도보다 24시간가량 빨리 효연이 폭행 사건에 휘말려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왕따설과 자살설 역시 신빙성을 갖느냐다.
우선 왕따설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해당 글의 게시자는 출처를 경찰로 밝혔으며 효연이 폭행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경찰을 통한 정보에선 높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왕따설은 경찰 조사 대상이 아니다. 효연이 소녀시대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은 경찰이 확인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건에 관계된 사안은 경찰 정보가 정확할 수 있지만 연예계 내부의 일까지 경찰이 알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살설에 살을 붙이기 위해 적당히 만들어낸 이야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살설은 이야기가 전해지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 효연이 당시 2층 베란다에서 떨어지겠다고 했던 것을 사실로 밝혀졌다. 효연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심한 장난’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용산경찰서 역시 SBS와의 인터뷰에서 “왜 이 남성의 집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겠다고 소동을 벌였는지에 대해선 경찰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장난이었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이런 행위가 폭행사고의 시발점이 됐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여러 사람을 통해 전해지는 과정에서 ‘자살하려 했다’고 와전됐을 수 있다.
따라서 성지글이라 불리는 ‘대박사건!!’이라는 글은 경찰의 사건 조사 관련 내용이 어떤 루트를 통해 외부로 알려진 것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사건 당시의 특이한 상황(효연이 베란다에서 뛰어 내리려 한 점)이 다소 과장되게 와전되면서 자살설이 됐으며 여기에 살을 붙이기 위해 ‘왕따설’이 가미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