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3-2014_Oil on Canvas_162.2 X130.3_2014
노주용 작가가 2~15일 서울 인사동거리 화봉갤러리에서 ‘기억의 숲’이란 주제로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연다.
숲은 유년시절 작가에게 특별한 장소였다. 친구들과 노는 교류의 장이자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교육의 장이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에서는 어릴 적 숲에 저장된 기억들이, 숲에 의해 다시 되살아난다.
노주용의 숲은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다.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속살을 느끼고 보듬는 숲이다. 어린 시절 동무들과 뛰놀던 숲 속에서의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 잔가지로 뻗어나가고, 어느 순간 현재의 기억들과 만나 울창한 숲을 이뤄낸다.
인간 두뇌 속 기억의 신경세포 뉴런처럼 얽히고설킨 수많은 선들은 때로는 굵게, 때로는 얇게 강약을 조절하며 숲과 빛의 알고리즘에 의해 정교하게 구성된다. 그의 작품을 보며 눈을 감는 순간, 울창한 숲 속에 기록된 작가의 기억 그리고 우리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노주용 작가는 그간 선보였던 아크릴 작업의 숲 연작과 함께 유화로 시도된 새로운 신작들도 선보인다. ‘기억의 기록’인 그의 숲은 가치의 해체와 결합의 반복을 거듭하는 현대 사회의 소란 속에서 숲이 주는 안락과 평온, 고요한 삶을 찾는 현대인의 표상이다.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