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나그네’ 신송
[일요신문] 옛사랑을 그리워하는 노래 ‘그 여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트로트가수 신송의 드라마틱한 인생스토리가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어릴 적부터 가수를 꿈꿨던 신송은 젊은 시절 경남 마산MBC의 전속 가수로 활동하다 먹고살기가 팍팍해 해운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007년 건강 이상으로 20년간 하던 해운업에서 손을 떼고 가족과 함께 태국으로 건너갔다. 혈관 수축에 문제가 있어 연중 포근한 곳에서 지내야 했다.
태국 생활 덕에 건강은 차츰 호전됐지만 삶은 무료했다. 신송은 2009년 생계를 위해 접었던 가수의 꿈을 떠올리며 자적전 스토리를 직접 노랫말로 만든 곡 ‘풍류나그네’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렸다.
이 노래를 띄운 후 취미 삼아 관리하던 블로그 접속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이 블로그를 통해 ‘풍류나그네’를 들은 이는 110만 명에 달한다. 그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풍류나그네’로 불리는 이유다.
‘그 여인’ 신송
“태국으로 갈 때만 해도 인생이 끝난 듯했는데 제 노래를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걸 눈으로 확인하면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이 생겼습니다. ‘풍류나그네’라는 닉네임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뒤늦게나마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니 주변에서도 많이들 부러워해요. 격려의 박수도 보내주고요.”
가수로서 신송의 강점은 중후한 중저음에서 우러나는 부드럽고 편안한 매력에 있다. ‘풍류나그네’ 이후 그가 발표한 노래 ‘사랑의 자리’ ‘거미줄’ ‘그 여인’이 중년층 사이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그의 호소력 짙은 감성 보이스가 한몫했다.
특히 ‘그 여인’은 지난해 KBS-1TV 농촌드라마 ‘산넘어 남촌에는’ 삽입곡으로 화제가 됐다.
신송은 데뷔 후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로 4500명의 관중 앞에서 노래한 부산 KBS홀에서의 공연을 떠올리며 “원래 30분 공연이었는데 관객의 뜨거운 호응과 열렬한 박수세례 덕분에 1시간 동안 노래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신송은 가수활동 못지않게 어려운 이웃과 외로운 어르신을 위한 봉사활동과 위문공연에도 열심이다. 2011년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서울 장충동에서 어르신을 위한 위문공연을 갖고 있으며 국립 정신병원과 지방 요양원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는 “내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우리네 정서에 맞는 전통가요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트로트가요 프로그램과 무대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