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자문 구한다고 운전기사에 12억 주나”
-고인경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고인경 전 회장과는 육촌 관계다. 고 전 회장의 사업이나 가정사에 개입하게 된 것은 2012년경 고 전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오면서다. 고 전 회장이 박 회장과 관련한 횡령 배임 혐의가 있어 고발은 했는데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소장은 내가 보기에 신빙성이 있었다. 그때부터 개인비서 자격으로 파고다에 나갔다. 모든 민·형사 문제에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고 제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 사건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했나.
“박경실 회장이 법인 지분을 자신과 친딸 앞으로 돌린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모든 소송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고, 진술을 했다. 박 회장 측 사람들은 나를 ‘해킹하는 놈’ ‘도청하는 놈’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사실도 아니었고 무시했다. 솔직히 이 횡령배임과 관련한 혐의 증거들을 입수하는 데 큰 능력이 필요하지 않았다. 거의 박 회장 측에서 다 흘러나온 얘기들이었다.”
-살해 위협을 느낀 구체적인 정황이나 증거가 있나.
“앞서 말했듯 박 회장 측에서 흘러나온 이야기가 많다. 박 회장 측 사람들로부터 그런 얘기가 심심찮게 들렸다. 그런데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던 어떤 사람이 만나는 사람마다 녹취를 했나보더라. 그중 박 회장의 전 운전기사인 박 아무개 씨와의 대화가 포함돼 있었다. 수행기사가 살인에 대한 언급을 한 게 있고, 중국에서 사람을 데려온 상황, 대포폰 이야기가 있었다. 2013년 10월 녹취록을 제공받은 후 생명의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만 했다. 악의를 가지고 있었다면 고소를 했겠지. 박 회장은 변호사를 비롯해 파고다 법무팀까지 변호인이 많다. 법적자문을 구한다고 운전기사에게 12억 원을 건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박 회장의 전 운전기사 박 씨와 본인이 공모했다는 일각의 시선이 있다.
“박 회장 운전기사 박 씨를 오다가다 본 적은 있다. 같은 곳에서 일을 하니까. 체격이 좋고 상사를 모시는 모습이 괜찮아 보였다. 그래서 말이 통하는 박 회장 측 사람이라 생각해 진행 중인 소송을 원만하게 처리하려고 2012년 말경 만나자고 한 적은 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로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공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언론에 나서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공모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이제는 진실을 말해야겠다 생각했다.”
-‘살인예비음모’와 관련한 녹취록 조작가능성도 경찰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안다.
“녹취록에서 신원보호를 위해 얘기 주체를 지웠을 뿐이다. 녹취록에는 박 회장 측 전 기사, 다른 비서 이름이 언급돼 있다. 2013년 8월 9월부터 계속 들려왔던 내용이다. 폭행교사는 죄가 아니지만 살인교사는 얘기만으로도 죄가 된다. 박 씨가 수 차례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폭행교사에서 살인교사로 또 다시 폭행교사를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 전 회장이 박 회장의 경영 능력을 인정해 경영권을 넘겨줬다고 하는데.
“내가 고 전 회장 개인비서 자격으로 갔을 때 이미 경영권은 넘어간 상황이었다. 고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총을 통해 비상무이사가 되면서 봉급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고 전 회장은 아들 사망에 방황했던 것일 뿐 1990년대 말 IMF 여파 때도 지금 강남역 인근의 강남파고다타워 건물 매입을 주도하기도 했다. 박 회장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미 파고다어학원은 탄탄한 법인이었다. 누가 무슨 직책에 있든 그저 잘 돌아갈 정도의 상황이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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