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가 공희준 씨의 설명을 들어보자.
“통일중국을 완성해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던 항우는 결국 고향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해 역사의 승리자가 되지 못했다. 반면 유방은 항우와 동향임에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대신 낯선 땅에서 충직한 사람을 곁에 두면서 그곳을 자신의 고향으로 만들었다. 안철수 대표는 영·호남 양쪽에서 골고루 이득을 얻으려고 방물장수처럼 기웃거리는 대신 수도권의 맹주가 되어야 한다. 지금 행보는 마치 농구경기에서 센터가 골대는 안 지키고 바깥에서 3점 슛만 날리는 상황이다. 최소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2명은 당선시켜 그 2명과 자신을 중심으로 ‘트리플 타워’를 형성한다면 길이 있다.”
이번엔 익명을 요청한 한 여론조사기관 대표의 분석이다.
“안철수 개인 이미지는 유방보다 항우에 가깝다. 있는 집안 출신에 어려움 없이 자랐다. 현실을 모르다보니 기존 세상이나 정치권에서 대해 오만하고 불손한 독불장군 스타일이라는 것도 비슷하다. 항우는 주변 사람들도 다 잘난 사람들이었다. 반면 유방을 도와 대업을 이룬 개국공신들은 나팔수, 옷감장수, 마부와 같이 별 볼일 없는 출신들이 많았다. 안철수 대표가 독자 신당을 만들 당시 모셨던 마라도 자장면집 사장, 일용직 노동자, 마트 계산원들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야권 일각에서 안철수의 꿈(대권)을 위해 박원순의 꿈을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무척 잘못된 생각이다. 박원순이 살아야 안철수도 산다. 무공천 번복이 정 어렵다면 박원순 선거운동원이라도 되어서 뛰어야 할 것이다. 다만 불만과 냉소에 가득 찬 야권 내 486 출신은 안 된다. 그들은 철저히 잘라내야 한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