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원이 대선 이후 박 시장과의 공개 행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4 서울시장 재선 도전에 나선 박 시장과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문 의원과의 만남에 정가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문 의원과 박 시장은 ‘한양도성∼남산 코스’를 2시간 동안 함께 오르며 긴한 대화를 나눌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둘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를 두고 정계 일각에선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지원 문제에 대해 의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측은 “오래 전에 했던 지인끼리의 약속일뿐이다. 혹여 주말에 비가 내려도 산행 일정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가 와도 동반 산행을 취소하지 않을 만큼 두 사람의 사이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출신의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인 두 사람은 우수한 연수원 성적을 등 뒤로 하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박 시장은 대선 당시 ‘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가운데 누가 더 좋으냐’는 질문에 “엄마와 아빠 가운데 누가 더 좋으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답하며 문 의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문․박’ 산행이 정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기초선거 공천 폐지’논란이 공천 유지로 일단락된 직후 문 의원의 첫 공개 외출이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지난 달 2일 신당 창당 선언 뒤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에 머물면서 대외 활동을 자제해 왔다.
때문에 문 의원이 이번 산행을 통해 박 시장을 ‘본격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당 전반에 걸쳐 목소리를 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 문 의원의 도움이 절실한 이는 박 시장이 아니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문 의원의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사실상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핵’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실제로 안 대표는 9일 문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 20분간 단독 회동을 갖고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의원은 “당이 결정하면 존중하는 차원에서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문 의원이 현재 당내의 지분이 있든 없든 간에 당분간 안 대표 등 ‘비친노’ 계열이 문 의원 도움 없이는 당을 이끌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정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