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수 전 위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인 은 전 위원은 재학 중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뒤이어 사법시험과 행정고시까지 줄줄이 합격하며 ‘고시 3관왕’에 등극했다. 이후 법조계에 몸담았던 은 전 위원은 2003년 당시 한나라당 부대변인으로 정치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17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실패의 쓴맛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에 참여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법률지원단장과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팀장을 맡아 ‘BBK 의혹’을 잠재우는 데 앞장서며 눈길을 끌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도 몸 담았으며 2009년 신임 감사위원에 임명되기까지 했다.
변태적 취향으로 ‘고시 3관왕’의 빛을 퇴색하게 만든 사람도 있다. 경찰대 출신인 오 아무개 씨(31)는 사법시험, 행정고시, 입법고시까지 통과한 후 국회 입법조사관으로 근무했다. 화려한 스펙이라 오 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지난해 5월 30일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하고 만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 건물 1층 여자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던 여성의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찍은 것이다.
오 씨의 황당한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의 어깨와 정강이 등을 입으로 물어뜯어 상해를 입히기까지 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오 씨의 소란은 계속됐다. 허위 인적사항을 제시하는가 하면 유치장 입감을 거부하며 난동을 피웠다. 압수된 자신의 휴대전화를 원격으로 초기화해 증거물을 없애려 시도하기까지 했다. 오 씨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인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뿐만 아니라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까지 더해졌다. ‘고시 3관왕’이 아닌 결국 ‘범죄 3관왕’이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오 씨는 지난 11월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