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취임한 황창규 회장(삼성전자 CEO출신)은 ‘대규모 명예퇴직과 영업·AS 업무 분사, 사내 복지 축소’ 등을 종합한 구조조정 계획을 8일 내놓았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KT는 황 회장의 발표 직후 강서지사, 반포지사, 부평지사, 서초지사, 서대문지사, 신촌지사, 포항지사 등 10여 곳 이상의 KT 지사 옥상을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옥상 폐쇄’가 구조조정에 충격을 받은 직원들이 KT 옥상에서 자살할 것으로 보고 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대비책’이라는 주장이 나와 진위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KT의 한 고위관계자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살 방지’가 KT 옥상 폐쇄의 목적”이라고 전해 의혹을 증폭시킨 상황.
‘옥상 폐쇄’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한 이유는 그만큼 이번에 KT가 발표한 구조조정 내용이 고강도이기 때문이라는 게 KT 측 관계자 일부의 증언이다.
KT는 이번 구조조정에 따라 ‘전체 직원 32,000여 명 중 6,000명 명예퇴직’은 물론, ‘임금 피크제 도입’, ‘대학 학자금 지원 제도 폐지’ 등 직원 복지도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황 회장이 이른바 ‘위기 탈출’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한편 ‘KT가 직원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옥상을 폐쇄했다’는 주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비약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KT에서는 지난 해에만 무려 8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자살자 수는 17명에 달한다. 1년에 5~6명 꼴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이들 중 적잖은 수의 자살 원인으로 노동탄압 의혹이 제기된 바 있었다.
때문에 이같은 KT의 ‘흑역사’를 두고 일부 언론들이 “KT 입장에선 자살 사건이 또다시 발생할 경우 구조조정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내부의 반발도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옥상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옥상 폐쇄’ 논란이 있는 가운데 KT는 오는 24일까지 명예퇴직 희망자 신청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의 구조조정 카드가 KT를 구원할지, 비수의 칼날이 될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