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기대 정경아카데미 다섯 번째 강의가 진행됐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경기대 정경아카데미는 ‘문제는 정치다’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 정치를 이끌어갈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9주 동안 16강좌의 특별 과정으로 진행된다. 강좌는 매주 수요일 정치인 특강과 선거실무 강의 2강좌로 나눠 실시된다.
16일 1부 정치인 특강은 특별히 이종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한국 선거 발전 과정과 6.4 지방선거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6.4 지방선거에 대해 수강생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이종우 위원 역시 와이셔츠 차림으로 강단에서 내려오기도 하면서 열정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종우 위원은 “선거가 씨앗이라면 민주주의는 식물이다. 씨앗만 뿌린다고 식물이 잘 자라지 않듯, 선거제도가 정립되기만 하면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에서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서구와 달리 해방과 더불어 민주선거가 직수입됐고, 다른 국가에 비해 큰 민주주의 희생 없이 완벽에 가까운 선거제도 발전을 이룩한 케이스다”라며, EIU(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서도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완전한 민주주의(Full Domocracy)’라고 평가한 점을 강조했다.
이제는 외국선거관계자 등이 국내에서 연수를 받을 정도로, 문화한류에 버금가는 ‘선거한류’를 구축한 우리나라 선거제도에 자부심을 갖는다는 심정도 밝혔다. 동시에 수강생들에게도 국내 선거제도에 대해 세계 어디에 가서도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종우 선관위 상임위원. 그는 문화 한류에 버금가는 ‘선거 한류’를 구축하자고 당부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이 위원은 앞으로 진행될 6.4 지방선거에 대해 7개의 선거(지방선거와 교육감)가 동시에 진행돼면서 복잡하다는 점, 사전투표를 전면 실시한다는 점, 선거에 대한 기대치가 상승했다는 점 등을 특성으로 꼽았다. 이어 6.4 지방선거는 사전투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참여위기를 극복하고, 준법선거, 정책선거를 실현해 선거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에 당면했다고 평가했다.
특강이 끝나고 6.4 지방선거에 대해 수강생들 역시 궁금증과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 위원은 이에 “사전투표가 악용될 것을 걱정하는 마음은 잘 알겠다. 부정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반드시 철저하게 선거를 진행할 것이다”라며, 마지막으로 “시대와 상황이 바뀌더라도 변할 수 없는 가치와 이념은 공정성과 중립성이다”라고 선거관리위원회의 투명한 운영을 약속했다.
이어서 2부에서는 김형석 ‘하나원(탈북 주민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한 기관)’ 원장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남북관계 현안 보고’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김형석 원장은 남북회담본부의 상임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먼저 그는 “한반도의 분단구조를 해결한다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정권에 따라 대북정책의 명칭은 계속 변했는데, 이번 정권에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내세우고 있다”며 “원칙을 강조했던 지난정부와 긴장관계를 완화했던 햇볕정책에서 각각 한계를 뚜렷이 알게되며, ‘신뢰’를 기반으로 목표가 아닌 과정을 지향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배경을 말했다.
이후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그는 “북한이 변할 수 있도록 압박을 줄이자는 의견도 있고 더 압박하면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결국 국제사회와 통일 준비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해 인내를 가지고 대응책을 찾아가는 대북정책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형석 원장은 하나원에서 생활하면서 목격했던 탈북민들의 특성에 대해서 언급하며, 수강생들이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그는 퀴즈를 맞추고 선물을 주는 작은 행사에서 “왜 나만 선물을 주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탈북 여성,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은 모두 정당하다고 생각해 중국을 통해 마약을 반입한 탈북 남성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수강생들의 웃음과 분노를 자아냈다.
한편 정경아카데미 3기는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과 일요신문이 공동 주관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후원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후원 정당으로 참여하고, 분석기관으로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 정치컨설팅사 더 플랜코리아와 자루기획 등 국내 최대 네트워크 회사가 참여한다.
윤영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