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후보의 아들 정 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 하잖아 (비웃음).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는 막말을 올렸다.
정 씨의 페이스북 글이 인터넷 상에 퍼지자 네티즌 대부분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일례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1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정몽준 의원 아들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자식을 잃은 부모가 절망과 고통에 몸부림치고, 그것을 지켜보는 이들이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는 “미개”한 정서라면, 이 사회에서 문명인은 오직 하나, 사이코패스들 뿐이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진 교수는 “문명인이 미개인들한테 표 구걸하지는 않으시겠죠?”라는 뼈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주요 인사들이 크게 반응할 정도로 정 씨의 이른바 ‘미개한 국민’ 주장은 가히 서울시장 선거의 판도를 뒤집을 판한 발언이었던 것이다.
사태의 심각함을 인지한 정 후보 측은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정 후보 측의 사과 표명에도 세간의 반응은 싸늘했다.
오히려 “‘몽’ 심은 데 ‘몽’ 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왜 일까.
정 후보의 아들이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을 해준 덕분에 과거 정 후보가 보였던 부적절한 행위들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우선 정몽준 후보는 2010년 ‘5·18 민중항쟁 30주년 서울행사 기념식’에 조화가 아닌 축하 화환을 보내는 실수를 해 세간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정 후보가 보낸 문제의 ‘축하’ 화환은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정몽준’이라고 적힌 분홍색 띠를 두르고, 오색의 꽃들로 장식이 돼 있어서 조화들 사이에서 더 튀었다. 이를 본 시민들이 놀라 웅성거리자 비로소 오전 11시 50분경에 급히 조화로 교체됐다.
교체 후에도 논란이 가시지 않자 정 후보와 당시 한나라당 측은 “꽃집 주인과 실무자 사이에 착오가 있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 일각에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수라고 생각하지만 5·18에 대한 역사 인식이 부족한 정부에서 벌어진 일이라 씁쓸하다”며 굉장히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 후보의 과거 ‘막말’ 발언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정 후보는 2006년 9월 1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구희권 수석전문위원(전국회 사무차장)을 ‘너’라고 부르며 반말로 호통을 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국정감사 피감기관 변경을 문제 삼으며 벌어진 일이었다.
YTN 돌발영상에 따르면 구희권 전문위원은 미주지역 국정감사 일정을 설명하면서 ‘피감기관이 유엔대표부에서 여야 간사협의로 뉴욕총영사관으로 변경됐다’고 보고했다. 이를 듣고 있던 정 후보는 “여야 간사들이 바꿨다고 하는데 누가 바꿨느냐”며 구 위원과 의원들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이에 구 위원이 답변을 하려하자 정 후보는 느닷없이 ‘내가 너한테 물어봤냐 지금?’이라며 반말로 호통을 쳤다. 이어 정 후보는 ‘너한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당신이 대답을 해?’며 끊임없는 반말로 구 의원을 몰아세웠다.
이 같은 정 후보의 태도에 겁에 질린 위원들이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이 정 후보는 또다시 혼잣말로 “자식들이 뭐하는 거야? 아무도 모르는데 지들이 바꾸고”라며 무례한 태도를 고수했다.
정 후보의 과거 태도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한 석학이 대신 설명해주고 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몽준 의원이 아들 잘못 가르쳤다며 사과했네요”라며 “의원님의 가르침 때문이 아니라는 거 잘 압니다. 가정환경, 친구 관계, 주변 사람들의 대우 등이 만들어낸 특권층 특유의 성향이 드러난 것일 뿐이겠죠. 그런 건 가르친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정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