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하루도 빠짐없이 요가 수업을 듣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은 분명 그 수업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평안함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평안함은 일상의 작은 충격에도 깨져버린다. 친구를 만나면 자신이 직장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평하고, 돈 문제로 아내와 다투며,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더 빨리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퇴근 후에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업무에 지친 몸은 축축 늘어지고 눈꺼풀은 무겁기만 하다. 하루하루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석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실력은 늘지 않는다.
<내 안의 훼방꾼을 파트너로 변화시키는 법>의 저자는 사람들이 진정한 자기계발이 아닌 자기만족을 위해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자신과 자기의 뇌를 분리하지 않고 뇌의 지배를 받아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충분히 뇌를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지만, 그런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 한 채 계속해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제멋대로인 뇌의 지시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담배가 저절로 끊어지는 것이고, 술잔이 알아서 자신을 멀리해주는 것이며, 주머니 속의 돈이 슬그머니 빠져나가지 않는 것이고, 매일매일 자신의 다리가 스스로 확 트인 운동장을 달려주는 것이며, 그의 농담 한마디에 아내가 유쾌하게 반응해주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이 자동문처럼 늘 완벽하게 영원히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18쪽).’
하지만 사람이든 환경이든 절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알아서 움직여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표면적인 문제들에만 몰두하고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외면하거나 소홀히 한다. 그래서 원하는 일이 어그러졌을 때 항상 외부의 문제만을 탓하며 화를 내고 금세 답답해하며 포기하고 좌절한다.
저자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자기 안의 또 다른 자신을 ‘휴먼 머신’이라 정의하며 뇌가 휴먼 머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뇌는 자신을 표현하고 스스로를 계발하는 데 사용되는 우리 몸의 고성능 도구다. 그러나 훈련되지 않은 뇌는 부랑아처럼 게으르고 수전노처럼 탐욕스럽고 백수건달처럼 느슨한 태도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런 뇌를 훈련시키고 통제함으로써 내 의지를 실현시킬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 즉 내 의지를 방해하는 훼방꾼을 최고의 파트너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놀드 베넷 지음. 권혁 옮김. 돋을새김. 정가 1만 2000원.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