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측이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의심되고 있는 화물 고정 장비와 조타 장치의 결함 여부에 대한 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내린 사실도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현재 세월호에서 평소 선내 비상훈련이 제대로 실시됐는지가 수사 초점인데, 해경 등 점검단은 이미 세월호에 대한 사전 점검에서 비상 훈련 실시 여부 항목에 ‘양호’라고 기록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20일 KBS디지털뉴스부는 해양경찰청이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김영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해양경찰청 인천해경서와 인천항만청, 한국선급 등 5개 기관이 지난 2월 25일 세월호에 대해 특별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해경 측 점검단은 세월호의 수밀문 작동 불량(저압경보 발생), 객실 내 방화문 상태 불량(3개소), 비상조명등(선교) 작동 불량, 화재경보기 작동법 숙지 상태 불량, 비상발전기 연료유 탱크 레벨게이지 상태 불량 등 5가지 불량 항목을 적발했다’고 KBS 측은 전했다.
수밀문은 비상시 선내 한 구역이 침수되더라도 다른 구역까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침수 방지 장치다.
사진설명= 청해진해운 작성 지적사항 조치결과/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제출자료
청해진해운은 해운조합 인천지부에 “수밀문 불량, 객실 내 방화문 상태 불량, 비상조명등 작동 불량 등 3가지 지적 사항은 3월 4일 시정조치를 모두 마쳤으며 정상 작동한다”고 보고했다.
이어 점검단은 화재경보기 작동법 숙지 상태 불량, 비상발전기 연료유 탱크 레벨게이지 상태 불량에 대해서는 적발 현장에서 시정했다고 기록했다.
이밖에도 점검단은 14가지 점검 항목 31가지에 대해 모두 ‘양호’ 판정을 내렸다.
사진 설명=여객선특별점검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제출자료]
‘선내 비상훈련(소방훈련, 구명정 훈련 그 밖의 비상시 대비 훈련 등) 실시 여부’, ‘조타기 정상 작동 여부(타각위치 표시기 확인)’, ‘차량적재도에 준한 고박장비 적정 비치여부’ 등 주요 점검항목에서도 모두 ‘문제없다’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여기서 ‘고박장비’는 선박 내에 단단히 붙들어 매는 장치를 뜻한다.
사진 설명=청해진해운 작성 지적사항 조치결과/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제출자료
특히 구속된 세월호 조타수가 ‘사고 순간 작동이 비정상적이었다’고 진술한 조타기 역시 ‘작동이 양호했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세월호가 진행방향을 급격하게 바꾸는 순간 선내 차량과 화물이 제 자리에 고정돼 있지 않고 한 쪽으로 쏠린 원인과 관련해서도 점검단은 ‘고박장비 적정 비치여부’에 대해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져, 점검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재점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