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공천을 한 달여 앞두고 무공천 결정을 철회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시간이 더 촉박하다. 전략공천의 실효성 논란과 함께 기초선거 공천 서류 심사를 받아 진행하던 새정치연합은 경선룰은 물론 경선일도 제대로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22일 기초선거 후보자 공천 작업을 재개한 새정치연합은 경선이 불가피한 지역의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해서는 5월 10일 이전, 기초단체장은 5월 3일 이전에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큰 틀을 먼저 정했다.
경선 날짜가 점차 구체화되자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의 캠프에서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운동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곧장 경선에 돌입해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여론조사 등에서 다른 후보에게 밀리던 2등 이하의 후보들은 앞으로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경선에 들어가면 결국 얼굴이 알려진 현역이나 여론조사 1위 후보들이 유리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비후보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여론조사다. 각 캠프마다 여론조사를 통해 지지도를 파악하고 전략을 수정해나가는데 이러한 부분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4월 안에 경선을 마무리한다고 하는데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이런 시국에 전화를 돌려 여론조사를 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전국이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후보들이 자신을 홍보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SNS를 통해 한 발언이 논란이 돼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놓이게 된 김황식 후보 캠프 측은 향후 전략 짜기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섣불리 선거운동을 재개했다가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김황식 캠프 관계자는 “사실 노란리본 캠페인 아이디어도 우리 캠프에서 먼저 시작했다. 이런 것들에서부터 여러 가지 선거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현재 분위기도 그렇고 해당 내용이 사실이어도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있어 아직 고심 중”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후보들도 섣불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는 공천으로 바쁜 분위기다. 하지만 지방선거 후보들은 선거운동이 금지되지 않았다고 해도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유니폼을 입고 명함을 돌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