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5일 서울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에서 인디밴드(맨 앞)와 천지불패(세 번째)가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 다이나믹질주=12전5/1/0
단거리인 1200미터부터 비교적 장거리에 해당하는 1900미터까지 우승하는 등 거리에 상관없이 고르게 활약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3위 이내 입상 유형을 보면 선행으로 2회, 선입으로 4회로 주로 앞선에서 전개할 때 좋은 활약을 했다. 그렇지만 자신보다 빠른 말이 여러 두 있고, 객관적인 전력도 열세라 현재로선 입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막 3세가 된 말이라 발전 가능성을 보고 큰 경주 경험을 쌓게 하는 데 출전의 의미를 두는 것 같다. 스톰캣의 자마인 포리스트리(G1W)가 이 말의 부마다.
# 헤바=20전6/4/1
선행과 선입, 중간 추입으로 입상했으며 단거리부터 2000미터 장거리까지 고르게 활약을 하고 있다. 체격이 마체중 440kg대로 왜소한 편이라 부담중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이번 경주는 성별과 연령에 따라 부중이 차등 적용되는 별정Ⅴ형이라 부중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편이다. 4세 암말이라 전력상의 큰 변화는 없지만 워낙에 지구력이 좋은 말이라 출발지만 잘 배정받는다면 어부지리는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마는 장거리까지 좋은 활약을 했던 피스룰즈(G1MW)다.
# 벌마의꿈=13전7/3/1
미국산 4세 수말로 지난해 이 대회 우승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했던 말이다. 특히 7월 광역시장배에선 막강한 선두력을 바탕으로 당대불패를 물리쳤을 뿐 아니라 당시 최강자였던 터프윈과 자웅을 겨뤘을 만큼 막강한 경주력을 뽐냈던 말이다. 부종 등 잔 질병에 시달리면서 경주력이 저하돼 최근엔 백약이 무효라는 느낌이 들 정도 연속 참패를 거듭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 3월 이후엔 특별한 질병이 없는 것이 다행스럽고, 전력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겠다. 훈련내용과 컨디션 관찰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마필이다. 3세 시절 완벽한 경주력을 뽐냈던 풋잇백(G2W)의 자마다. 모마는 와일드딕시갤로 1군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던 깍쟁이를 배출했던 말이다. 선행(7회)과 선입(4회)으로만 입상했다.
# 고스트위스퍼=21전10/4/2
국내산 6세 거세마로 최단거리부터 최장거리까지 활약을 해온 전천후 마필이다. 선두력도 있지만 후미에서 올라오면서 중간에 강력하게 무빙을 하는 작전도 잘 소화해낸다. 선입으로 7회, 추입으로 6회 무빙으로 3회를 입상했다. 이번엔 부담중량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이 말의 장점인 추입력을 잘 살리면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많다. 부마인 고담시티는 두 번 출전했지만 입상경험이 없지만 조부마인 세인트발라도는 현역시절(G2W)도 활약을 했지만 그보다 씨수말로 전환한 이후 2005년 리딩사이어에 올랐을 만큼 걸출한 후대성적을 보인 말이다.
# 오르세=25전11/2/2
혈통상으로도 오르세는 단거리형에 속한다. 부마인 스모크글랙켄(G1W)과 조부마인 투펀치의 평균 우승거리가 각각 1260, 1200미터에 불과하다. 모계 쪽으로 장거리 유전인자가 보이지만 현재까지는 단거리에서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 매직댄서=12전8/3/0
마령 4세의 국내산마. 스피드지구력이 뛰어난 마필로 최단거리부터 최장거리까지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11회의 입상이 모두 선행으로만 일군 결과라 아쉽다. 이 말보다 선두력이 뛰어난 오르세와 벌마의꿈 등이 같이 포진한 것도 선행을 가야 하는 이 말한테는 부담이 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선행마들의 출주 취소 등 편성상의 변수가 생기기 전에는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형마를 곧잘 배출하곤 하는 포리스트캠프(G2W)의 자마다.
# 인디밴드=12전8/1/1
마령 4세의 국내산 수말로 현역 경주마 중에서 ‘최강마’로 평가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대상경주를 연속 석권하고 있다. 그랑프리를 포함, 대상경주에 4회 출전해 3승 3위1회를 차지했다. 질주 습성은 전형적인 추입형이지만 스타트가 느린 말은 아니다. 기수가 맘 먹기에 따라선 조금 일찍 붙을 수 있는 순발력도 보유하고 있다. 마령이 4세 전반기에 있기 때문에 부담중량에서도 능력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자타가 공인하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다. 장거리까지 잘 뛰어준 엑톤파크(G1E)의 자마다.
# 스타볼트=18전3/6/0
최근 3개월간 부진하다가 2000미터로 치러진 직전경주에서 2위로 입상하면서 대상경주까지 출전을 감행한 미국산 4세 암말. 마체중 450kg의 아담한 체격으로 앞서 소개한 헤바에 이어 두 번째로 체구가 작은 마필이다. 체구가 작은 말은 부담중량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경주는 부중이 늘어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직전 경주결과도 부담중량(51kg)의 이점이 크게 작용한 덕분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켄터키더비 더비 우승마인 푸사이치 페가소스(G1W)의 자마로 혈통적 거리 적성은 아비마(최장거리 우승 2000미터)는 물론 모계(외조부 2400미터)도 장거리까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 천지불패=19전10/0/3
마령 4세의 호주산 수말. 지난해 5월 이후 별들의 경주인 그랑프리 대회에서만 3위를 차지했을 뿐 무려 6승을 거두고 있다. 이번 경주는 직전보다 부담중량이 유리해 인디밴드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상대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장거리에서만 출전했고 빠르게 선두권을 덮치는 선입작전으로 임해 왔기 때문에 줄어든 1800미터 거리는 좀더 유리해 보인다.
2세 때부터 능력을 발휘하고 장거리까지 잘 소화했던 베르나르디니(G1W)의 자마다. 베르나르디니의 거리 적성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조부마가 단거리인 1200미터에서 장거리인 2400미터까지 거침없이 뛰었던 에이피인디(G1MW)임을 감안하면 이는 우려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상의 능력분석을 토대로 살펴보면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있는 인디밴드의 우승이 유력한 가운데 천지불패가 도전하는 그림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최근 부경의 경주로가 인코스와 앞선이 워낙 유리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벌마의꿈이나 고스트위스퍼, 오르세 등 빠른 말의 컨디션을 세심하게 살펴야 실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