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수위 높은 발언을 의식했던 것일까. 이틀 뒤 아베 총리는 일본 이와테현 시찰 중 기자들에게 “필설로 다하기 어려운 심정일 위안부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앞으로도 일본의 생각과 방침을 설명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세기는 여성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인권이 침해된 세기였다”며 “인권침해가 없는 21세기를 만들기 위해 일본도 큰 공헌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아베의 발언’을 놓고 SNS 세상에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우선 발언의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았다.
lbs****는 “얼마 전만 해도 위안부는 자원해서 간 것이라며 고노 담화 재검토하려던 그가 이제는 위안부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고?”라며 “강자 앞에서는 일단 고개 숙이고, 얍삽한 땜방 발언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이중성’에 치가 떨린다”고 적었다. anf****도 “어떻게 할머니들의 수십 년 외침보다 오바마의 한마디가 더 마음을 움직이느냐”면서 “만약 아베가 가슴이 아팠다면 그건 악어의 눈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bay****는 “가슴 아프다면서도 20세기는 많은 사람의 인권이 침해된 시대라고 일본의 과거 범죄를 뭉뚱그리는 모습에 다시 실망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기회에 아베 총리로부터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 사과와 보상을 받아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sou****는 “위안부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는 건 속내를 알 수 없는 감정 표현일 뿐”이라며 “이왕 오바마 대통령이 판을 벌여 줬으니, 우리 정부가 중국 등 위안부 피해국가와 연대하든, 세계 여론을 크게 일으키든 더 강력하게 대응해 ‘아픈 가슴’을 뛰어넘는 정식 사과와 보상책 등을 받아내야 한다”고 적었다. tov****도 “아베는 일본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경우에만 사과와 보상 하는 시늉이라도 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 사격이 있을 때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인 시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도록 국력을 더 키우자’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whj****는 “오바마 발언에 잠시 고개 숙인 아베의 모습은 국력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결국 아베의 공식 사과와 보상을 받는 첩경은 우리의 국력이 일본의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란 냉정한 사실을 새삼 절감한다”고 적었다. mon****도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게 일본”이라며 “국익에 따라 입장이 뒤바뀔 수 있는 미국 등의 여론에 기대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과거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트위터리안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간 흘린 눈물이 떠올라 눈앞을 가린다”며 아베 총리에게 이런 질문을 남기기도 했다. “당신에게도 가슴이란 게 있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