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놀이문화가 점차 향락성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 고객에게 남성 파트너를 대행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여성을 상대로한 서비스가 대부분 호스트바, 마사지클럽, 여성노래방 등의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나, 최근에는 남성 파트너 대행 서비스업이 훨씬 더 은밀한 곳까지 파고들고 있다.
특히 일부 호스트바, 마사지클럽 등도 남성 접대부들을 동원, ‘여성이 원하는 건 다 한다’며 파트너 대행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신종 윤락서비스로 전락하는 길을 걷고 있다.
그동안 남성 고객을 상대로 ‘파티걸’ ‘이벤트걸’ 등으로 불리는 여성 파트너를 소개해주는 경우는 많았지만 여성 고객만을 위한 파트너 대행은 최근 생겨난 신종 서비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몇 해 전부터 일본에서 이와 유사한 역할 대행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 문화가 국내에 파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초 취지는 목적에 따라 여행 가이드, 파티·댄스 파트너, 노래방 도우미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여성 고객이 목적과 취향을 밝히고 미리 예약을 하면 그 시간에 맞춰 적절한 남성이 원하는 장소로 출장을 나가는 방식. 가령 ‘○월○일 ○○시 ○○나이트클럽 댄스파티 파트너 3시간, 키 175∼180cm 듬직한 체구’를 요구하면 파티에 들어가기전 미리 만나 함께 참가하면 된다. 비용은 시간당 대략 3만∼10만원선. 분야와 역할 정도에 따라 다소 비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용분야가 넓다보니 얼마만큼 다양한 남성 인력을 확보하느냐가 서비스의 관건. 업계에서는 빼어난 용모보다는 매너 좋고 사교적인 남성을 선호한다고 한다.
최근 서비스에 들어간 A업체 관계자는 “파트너 대행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남성들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여성 접대가 아니라 고객 목적에 맞춰야하기 때문에 어린 대학생보다는 사회 경험이 있는 직장인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비스를 준비중인 B업체도 최근 구인광고를 내며 ‘25∼45세 남성, 기혼자 가능, 직장 경력자 우대’를 자격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특히 각종 레포츠에 동행할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경력과 자격증을 지닌 인력을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호응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A업체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지만 최근 입소문이 퍼지면서 조금씩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며 “여성들의 여가활동 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서비스가 정착되면 분명 더 높은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트너 대행업의 성격상 퇴폐향락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체들이 대부분 건전한 유흥·레저 파트너 대행을 내세우고 있지만 남성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부터 기존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여성접대 경력이 있는 이들을 노골적으로 선호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업체들이 대부분 성인 유흥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구인광고를 하고 있는 것도 역시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불경기에 수입이 줄어든 기존 호스트바, 마사지클럽 등도 사업영역을 넓혀 이 업태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2월 말 직장 여성 이아무개씨(32)는 한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있는 광고를 보고 ‘여성전용 ○○클럽’이라는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여성이 원한다면 어떤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홍보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 게시판에 적혀있는 휴대폰 번호로 연락을 하자 한 40대 여성이 대뜸 “어떤 서비스를 원하느냐?”며 물어왔다. 원래 마사지 전문이었는데 요즘에는 술접대, 노래방 도우미 등 고객들이 원하는 대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설명.
이 여성은 “외모나 나이 등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남성을 보내줄 수 있다”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데이트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차가 가능하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으며 “이런 업체들이 꽤 된다”고 귀띔했다. 비용은 서비스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데 대략 15만∼30만원선이라고 밝혔다.
한 여성전용 출장마사지 업체 관계자는 “이전부터 암암리에 이런 식으로 영업하는 곳이 있기는 했지만 요즘에는 드러내놓고 ‘뭐든지 다 한다’는 데가 나오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적지만 장사가 된다고 소문나면 금방 여기저기서 따라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일부 호스트바 종사자들도 이와 같은 신종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강남 등지에서 5년간 호스트바에서 일해온 강아무개씨(27)는 “호빠(호스트바) 업계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기도 안 좋다보니 호빠 일 외에 프리랜서로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그래서 스포츠마사지나 나이트댄스 등 ‘전공’ 외에 다른 특기를 배우려는 애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비스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호스트바 ‘선수’들이 점차 ‘멀티플레이어’로 변모해 고객의 취향에 맞춰 파트타임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호스트바나 여성노래방에 남성 접대부를 조달하는 속칭 ‘보도방’들은 아예 자체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여성고객의 입맛에 따라 술시중은 물론 마사지, 여행 가이드 등 ‘원하는 건 무엇이든 다 된다’는 식의 여성전용 토털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이들 보도방들은 성인사이트 구인란을 통해 남성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3∼30세, 호스트 급구, 강남’ ‘서울지역, 노래방 남자 도우미, 25∼35세 가능’ 등 특정 서비스 종사자는 물론, 최근에는 ‘여성접대, 친절 매너 남성 프리랜서 구함’ 등 업종에 상관없이 여성접대를 할 수 있는 남성들을 무차별적으로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이 가열되면서 서비스 시작 단계인 파트너 대행업체들도 기존의 유흥서비스 업체들을 뒤따라가는 양상을 낳고 있다.
안성모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