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전우용은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구조 의무를 사실상 방기한 정부 때문에 끔찍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죽어간 아이들더러는 ‘팔자소관’이라 하면서, 대통령 더러는 ‘불쌍하다’는 인간이 많다. 차라리 대통령이 욕먹는 걸 ‘팔자소관’이라 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학자 전우용은 “동정심은 자기보다 불행한 사람에게 보내는 마음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참변을 겪은 희생자 유족들더러는 ‘너무한다’고 하면서, 불쌍할 것 하나 없는 사람더러 ‘불쌍하다’고 하면, 그 동정심의 대가는 조롱뿐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역사학자 전우용의 5월 6일 자 트위터 전문>
“엄귀비가 죽자, 일본에 있던 친아들 영친왕이 장례를 치르려 귀국했다. 서울의 아낙네들이 경성역에 몰려 가 ”아이고, 우리 전하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정작 영친왕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아낙네들은 ”전주 이 씨는 본래 눈물이 없다“는 말까지 지어내 냉정한 영친왕을 두둔했다. 그런데 그들 중에는 거리에서 구걸하다 매 맞고 초죽음 되어 돌아온 자기 자식 보고는 ”저 왠수같은 놈, 나가 뒈져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진짜 불쌍한 자기 자식이나 이웃집 아이들은 ‘웬수’라 부르면서, 별로 불쌍할 것 없는 왕의 자식을 위해선 눈물 흘리는 이런 정서가 전형적인 노예근성이다. 왕조 시대의 노예는 제 자식만 노예로 만들었지만, 민주국가의 노예는 남까지 노예로 만든다.
구조 의무를 사실상 방기한 정부때문에 끔찍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죽어간 아이들더러는 ‘팔자소관’이라 하면서, 대통령 더러는 ‘불쌍하다’는 인간이 많다. 차라리 대통령이 욕먹는 걸 ‘팔자소관’이라 하라.
동정심은 자기보다 불행한 사람에게 보내는 마음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참변을 겪은 희생자 유족들더러는 ‘너무한다’고 하면서, 불쌍할 것 하나 없는 사람더러 ‘불쌍하다’고 하면, 그 동정심의 대가는 조롱뿐이다.”(2014.0506)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