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시내에서 3초마다 하나씩 볼 수 있다는 ‘3초 백’, 국내외 연예인들의 필수 아이템이라는 ‘잇백’, 유명 연예인이 매고 나오면 다음날 바로 완판된다는 ‘지현백’ ‘혜교백’들만 봐도 우리나라의 명품에 대한 열기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명품 가방들은 누가 만들었을까?
이탈리아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바느질한 결과물일까?
아니다. 그 주인공은 한국 기업 ‘시몬느’이다.
시몬느는 핸드백 제조 분야에서 매출액 세계 1위 기업이다.
루이뷔통, 코치, 마이클 코어스, 마크 제이콥스, DKNY, 겐조, 지방시, 버버리, 셀린느, 로에베, 케이트스페이드, 폴로 같은 유명 브랜드 핸드백의 60% 이상을 시몬느가 만들었다.
베인&컴퍼니의 ‘글로벌 럭셔리 마켓’ 자료에 의하면 이 회사의 세계 명품 핸드백 시장점유율은 9%에 이른다. 특히 미국 시장 점유율은 30%에 육박한다.
‘명품=유럽’이라는 공식이 지배하는 럭셔리 시장에서, 그것도 글로벌 가격경쟁력을 잃고 지리멸렬해진 봉제 제조업 분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 기업의 성장 스토리를 통해 활력을 잃은 한국 제조업의 재도약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는 없을까? 그리고 한국에서도 과연 명품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을까? <시몬느 스토리>는 이런 화두를 던지는 의미 있는 책이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가격으로 승부하는 과거의 행태를 버리고 우리의 기획ㆍ개발력 및 디자인 능력을 융합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냄으로써 차원 높은 성취를 거두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21세기북스. 268쪽. 1만 5000원.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