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0.05%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오피스텔 시세는 지난해 4분기 하락세를 멈추고 오름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2월 말 발표된 임대주택 과세방침 이후 신규투자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1분기 서울(-0.07%), 인천(-0.26%)의 하락세가 컸다. 반면 아파트 시세는 오름세다. KB국민은행 시세조사에 따르면 1분기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오히려 0.67%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0.70%)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오피스텔에 비해 정부정책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오피스텔의 수익률 하락세도 만만치 않다.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p) 하락한 5.78%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김현진 선임연구원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신규 공급이 증가하고 있고, 정부의 2·26 발표 이후 관망세를 유지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는 오피스텔은 오피스(사무실)와 주택의 공급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틈새상품으로, 업무시설에 해당된다. 하지만 용도는 대부분 주택으로 사용된다. 사실 정부는 시장조절기능으로 오피스텔을 활용, 주택공급량이 많고 시장이 과열되면 오피스텔 규제를 강화한다. 반대로 시장이 침체되고 전셋값이 급등하면 규제를 완화해 공급량을 늘린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건축기간이 짧아 공급량을 늘리고 줄이는 수급조절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 등 주택이 투자보다는 실수요 중심인 반면 오피스텔은 수익형 상품으로 진입장벽은 낮지만 유지비용은 높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도 따로 없어 신규진출이나 매매가 쉽다. 반면 투자상품인 만큼 세부담이 높다. 취득세(지방교육세 등 포함)가 4.6%인데다 부동산 중개수수료로 6억 원 초과 아파트와 같은 0.9%까지 적용받는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6억 원 이하 주택은 취득세가 2%로 절반 수준이고, 중개수수료도 0.4% 이하다.
그런데도 주거용 오피스텔은 양도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에 있어 아파트와 같은 세금을 적용받는다. 반면 업무용 오피스텔은 보유세가 이보다 낮게 책정돼 집주인들이 주거용으로 임대해놓고도 업무용으로 허위 신고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월 임대료 100만 원 이상 받는 주거용은 2016년부터 임대소득세까지 내야 할 판이어서 집주인뿐 아니라 수요자에게도 기피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앞서 예로 든 김 씨의 경우 4년 전 산 가격 그대로 2억 원에 집을 팔 경우 손해가 적지 않다. 일단 그가 낸 취득세는 4.6%를 적용받아 920만 원에 이른다. 중개수수료는 0.9%(180만 원)지만 그나마 공인중개업소와 협상을 통해 150만 원을 냈다. 다른 것은 제외하더라도 아파트보다 훨씬 비싼 취득세와 중개수수료만 계산해도 아파트에 비해 1000만 원 정도 손해를 본 셈이다.
오피스텔 수익이 항상 나쁜 건 아니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부동산 투자시장으로 대거 몰려 시장 과열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전월세난이 심화될 때면 수익률이 올라 안정적인 월세상품으로 각광받기도 한다.
오피스텔은 1984년에 처음 공급됐다. 이후 1980년대 말에는 사무실 수요 급증으로 투기자금까지 몰려들었다. 이후 정부는 1989년 ‘오피스텔 건축지도 방안’이란 규제정책을 발표, 시장은 바로 침체됐다. 이후에도 몇 년 간격을 두고 규제와 완화가 잇따라 이어지면서 시장혼선은 계속됐다.
근래에는 정부가 소형주택 부족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2010년 7월 오피스텔 바닥 난방을 일부 허용하고 준주택으로 양성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 전셋값 급등과 맞물려 오피스텔 공급 확대에 나섰고, 공공택지에서도 오피스텔 건설을 위한 업무용지를 대거 공급했다. 이는 결국 2~3년 뒤인 현재 오피스텔 공급과잉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임대소득세 과세방침이라는 규제까지 내놓으면서 설상가상이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소형주택 공급이나 전월세난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성급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정부가 시장을 살리겠다고 밝혀놓고선, 내부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과세방침을 발표해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피스텔에 관련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는 “오피스텔은 업무용으로 규정돼 있지만 실제는 주거용으로 사용되다보니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주거용은 주택과 같은 세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수영 이데일리 기자 grassd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