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가수 구자명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역시 이와 비슷한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물론 구자명이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는 아니다. 다만 예능 프로그램인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축구 편’에 출연 중일뿐이다.
축구선수 출신 가수로 <우리동네 예체능> 축구편의 주요 출연진이긴 하다. 이번 사고로 부상을 입어 향후 정상적인 촬영이 가능할 지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음주운전이었던 터라 이미 촬영해 놓은 분량의 정상적인 방영이 가능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구자명 미투데이
구자명은 13일 새벽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냈다. 일산경찰서는 “구자명 씨가 13일 오전 5시 30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에서 본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지하차도 입구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며 “사고 당시 구자명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에 해당되는 0.133%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로 퇴원하는 대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타까운 부분은 당장 13일 밤 방송되는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이다. 이미 촬영한 축구 경기 내용을 방송하는 터라 구자명 분량을 통편집하는 것도 애매하다. 팀의 에이스로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득점까지 올리는 구자명의 분량을 통편집할 경우 정상적인 방송이 어려워질 수 있다.
향후 촬영에서 구자명을 배제하는 상황을 떠나 이미 촬영해 놓은 분량을 어떻게 편집하느냐도 <우리동네 예체능> 제작진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동네 예체능> 제작진은 “이미 오늘(13일) 방송분은 편집이 끝난 상태”라며 13일 방송에선 구자명 출연 분량을 편집하진 않을 것이라는 듯한 뉘앙스의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남은 촬영 분량의 편집 여부다. 구자명 분량을 편집할 경우 방송이 애매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KBS가 더욱 곤혹스러운 까닭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월드컵 때문이다. 통상적으로는 음주운전 등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경우 출연 분량을 편집해서 방송에 내보내지 않는다. 그렇지만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시점이라 그리 손쉬운 결정이 아니다. KBS는 브라질 월드컵에 대비해 <우리동네 예체능> ‘축구편’을 준비했다. 브라질 월드컵의 중계를 책임질 해설위원 이영표와 캐스터를 맡을 조우종 아나운서를 <우리동네 예체능>에 투입했다. MBC가 송종국 안정환 김성주 등 브라질 월드컵 중계팀을 <일밤> ‘아빠! 어디가?’ 팀에 투입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런데 ‘축구편’을 단 한 회 내보내고 두 번째 편이 방송되는 날 새벽에 구자명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라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현재 브라질 월드컵 중계에선 차범근-배성재 라인이 확고한 SBS가 앞서 있는 상황에서 MBC와 KBS가 뒤따르고 있다. 강력한 차범근-배성재 라인에 맞서기 위해 MBC와 KBS가 예능 프로그램까지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KBS에 구자명 악재가 터진 것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축구편’을 마련하며 오는 27일 브라질 현지로 떠날 계획까지 세워둔 상태였다.
결국 이번 구자명의 음주운전 교통사교 파문은 KBS의 브라질 월드컵 중계 준비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하고 말았다. 게다가 축구선수 출신인 구자명은 비록 선수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 입장이지만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에 갈 기회를 잡았지만 이 역시 무산될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