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발생한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현장. 최준필기자 choijp85@ilyo.co.kr
KBS 노조는 16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매우 민감한 파장을 낳을 수 있는 서울 지하철 사고를 ‘키워서 보도하라’는 지시가 윗선에서 내려졌다”며 “실제로 관련 뉴스가 확대 재생산돼 연일 톱뉴스로 보도됐다”고 밝혔다.
KBS 노조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사고가 발생한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KBS 1TV <9시뉴스> 목록을 공개하며 “2일에는 톱뉴스로 연달아 7꼭지, 다음날에는 6꼭지를 보도해 세월호 관련 보도는 9시 20분대로 밀려났다. 지하철 관련 보도는 이후에도 계속됐고 5일, 6일, 8일엔 1꼭지였던 기사가 9일에는 다시 4꼭지로 늘기도 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보도본부 국장, 주간급 이상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윗선이 청와대냐는 질문에는 말을 흐렸다”고 덧붙였다.
KBS 노조는 “민감한 시기에 터진 서울 지하철 사고는 새누리당에는 호재, 박원순 시장에게는 큰 악재가 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며 “KBS뉴스가 보인 행태는 지하철 사고 관련 보도를 어떻게든 여권에게 유리하도록 보도하려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KBS 노조는 박원순 시장의 공식사과는 뉴스리포트에서 누락됐다며 “내부 모니터 보고서로도 지적됐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와 관련 KBS 측은 “해당 지하철 사고는 세월호 사고에서 드러난 초기 대피 방송 부실과 안전시스템 문제 등이 초기부터 유사하다는 점에서 외부 언론들도 중점적으로 다룬 뉴스였다”고 설명하며 “지방선거 개입으로 몰고가는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